송 석 찬 대전시 유성구청장

미래 내다보는 앞서가는 행정가

초등학교 급식시설 위해 2년 투쟁 판정승, 첨단 통신망으로 주민과 대화

전국 17개 지역신문사로 구성된 바른지역언론연대(회장 이창식, 부천시민신문 발행인)에서 마련하는 공동기획 ‘소신있는 자치단체장’으로 이번에는 송석찬 대전시 유성구청장을 소개합니다.

송석찬 유성구청장은 평지풍파를 많이 일으키는 문제의 기초자치단체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관내 모든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점심을 먹이도록 하겠다고 나서 발끈하는 내무부와 2년동안이나 싸움을 벌였기 때문이다. 행정기관에 사업비 내놓으라고 졸라대는 단체나 개인에게 돈없어 못주겠다고 싸우는 경우는 흔해도 돈을 주기 위해 싸우는 기관장은 송석찬 유성구청장밖에 없기 때문에 괜히 일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해서다.

6월 21일 취재팀이 유성구청을 방문해서 던지 첫번째 말은 “감사원 감사를 받게 됐다는데 준비에 바쁜 시간을 쪼개게 돼 미안하다”는 말이었다.

“감사원 감사요? 저는 지난 한해동안 스물세번의 상급기관 감사를 받았습니다. 뭐 털릴게 있어야지요. 모레 온다는데 이 기회에 사실이 다 밝혀지고 일부 오해가 풀릴 것이라 생각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급식시설에 20억8천 지원

유성구는 95년 11월 관내 9개 초등학교에 5억8천5백만원의 급식시설비를 지원했다. 이 지원은 간단없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송청장의 이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내무부가 타지역의 선례가 된다는 이유로 즉각 무언의 압력을 가했다. 내무부 통제를 받는 담당 공무원들이 말을 듣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청장이 단독으로 예산을 편성, 의회에 제출했으나 의회는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주민과 학부모들의 집단항의를 받는 등 여론에 의해 그해 11월 29일 1차 지원이 성사됐다.

송청장은 매년 학교 급식시설을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다음해인 96년에는 실천하지 못했다. 학교급식문제가 불거지면서 내무부와 4개월에 걸친 줄다리기를 하고 모 기관으로부터 2개월간 내사를 받는가 하면 충남경찰청에서는 송청장의 정ㆍ판공비에 대한 횡령혐의로 조사하는등 각종 상급기관으로부터 96년 한해에 23회의 감사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송청장은 외로운 투쟁끝에 판정승을 거두었다. 97년 1월 11일 대전광역시로부터 학교 급식시설비 15억원 지원에 대한 승인을 받아내 5월 17일에는 구의회 추경예산에 의결받고 별도로 5억원의 교육환경개선 사업비를 지출했다. 송청장은 관내 16개 초등학교에 총 20억8천5백만원을 지원해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오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대전시는 물론 전국에서 유일한 일이었다.

6월 3일 유성구의회(의장 김성준)는 전국 최초로 집행부인 유성구청의 예산전용혐의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유성구청이 올해 집행한 온천과학문화제 예산등을 본래 취지와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성구는 51개 종목을 3일간 진행하다보면 중복되고 효과가 없어 분산ㆍ개최한다고 반박한다. 4월 과학의 날과 5월 가정의 날 등을 연계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연행사를 하는 것이며 연초에 모든 계획서를 작성ㆍ보고된 것이란 설명이다. 송청장은 이에대해 구의회로부터 설명을 요구받거나 지적받은 적이 없는데 갑자기 감사원 감사를 요청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민련 태풍속 유일한 국민회의

올해 만 45세인 송석찬씨는 유성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로 명지대 법대와 충남대 행정대학원, 고려대 경영정보대학원을 졸업했다. 1971년 김대중씨가 대통령에 출마하자 청년기동유세반 연사로 김대중씨를 돕기 시작하면서 야당 정계에 발을 디뎌 중앙당 국장까지 지낸다.

87년 6월항쟁 때는 민주화운동을 하다 박형규ㆍ계훈제ㆍ김명륜씨, 지선스님 등과 함께 13명이 내란음모, 급진좌경 등 혐의로 구속됐으나 1개월만에 6.29선언으로 풀려 나온다.

91년 지방자치가 실시되자 그는 유성에서 평민당 소속으로 대전시의원에 출마, 이봉학 직전 대전시장을 제치고 당선된다. 4년 후인 95년 그의 주위 사람들은 송씨를 납치, 가두다시피해가며 구청장 후보로 밀어부친다. 겨우 20여일 운동을 한 송씨는 5명의 후보와 접전을 벌여 유효투표자 47%를 얻고 압승해 세상을 놀라게 한다.

당시 자민련 태풍이 몰아친 대전ㆍ충남에서 유일하게 민주당(현 국민회의 계열) 후보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더우기 송씨는 유효투표수의 23%를 얻은 자민련 후보를 비롯해 나머지 전체 후보 표를 합한 수와 맞먹는 표를 얻고 압승한 것이다.

송청장은 지난 2년동안 눈부신 구정을 폈다. 지난해에는 동아일보사가 서울리서치와 공동으로 지방자치학회 회원(전국 행정학 교수)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치단체에 대한 평가에서 서울 송파구에 이어 2위에 떠올라 ‘베스트3’에 선정됐다.

그는 96년도 민ㆍ경ㆍ관 협력 학교폭력 방지업무 전국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1억원의 시상금을 받았으며 내무부 주관 종합민원평가에서도 3년 연속 민원봉사 대상으로 1억원의 시상금을 받았다.

초등생 방과후 지도교실운영

유성구청장은 청장실에서 관내 동사무소, 사업소, 학교, 산업체, 연구기관, 서울 여의도, 개인등 통신망 접속 이용자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전화를 한다. 행정기관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정보통신부의 초고속 통신망에 접속, 첨단 멀티미디어 서비스와 초고속 통신망을 활용한 주민 참여와 화상회의를 통한 대화통로를 확보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대민 행정서비스용 데이터베이스, 구청과 동사무소 35대의 단말기, 구의회 실황중개 등에 이용된다.

대덕 연구단지가 소재한 유성구에는 연구원 부인 등 고급 유휴인력이 많다. 송청장은 30여명의 전문 가정여성(자격증 소지자)으로 강사진을 구성하여 15개 초등학교 희망학생에게 방과후 지도하는 교실을 운영한다. 외국에서 십여년을 보낸 고급인력을 이용해 영어회화, 컴퓨터, 서예 등 15개 과목의 다양한 강좌를 개설해 현재 6백40여명의 학생이 수강중이다.

학생에게는 무료며 강사진들에게는 시간당 3만원의 강사비를 구 예산에서 지원함으로써 학생들의 정규수업후 다양한 소질계발과 남는 전문여성의 활용으로 소득을 높여 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유성구는 이밖에도 학부모 독서지도강좌 개설, 향토문화자료실 운영, 재래시장 명물거리 조성, 이동민원실, 마을버스 운영, 한방의 날 운영, 자치단체 시책모음집 발간, 노인종합복지회관 건립 등 다양한 특수시책을 추진하고 있어 괜찮은 자치단체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고 큰가를 실감나게 해주고 있다.

일/문/일/답

문화정책은 낭비아닌 부 창출

“청렴ㆍ결백ㆍ지조ㆍ주민대변”이 단체장 조건

▶구청장실 칸막이가 유리로 돼 안에 있는 사람이 다 보이는데 귀하의 발상인가?

“주민과의 벽을 허물기 위해 만든 것이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을 대화의 날로 정해 민원인들과 원탁에서 만나 애로를 듣고 해결해준다”

▶주민들의 강권적 권유로 구청장에 출마 당선됐다는데

“시의원 4년을 하면서 잘못된 것을 과감하게 지적하고 유성 개발사업을 많이 하면서 인정받은것 같다”

▶자립도 50%인 구정예산에서 그토록 학교급식비에 집착을 갖고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학생이 도시락을 2개, 3개 갖고 다니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 그동안 정부에서 학교 급식시설을 하면서 부대시설비는 교육청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시설비는 학부모에게 부담시켰다. 의무교육을 하면서 학부모에 부담시켜 경제적ㆍ심리적 갈등을 겪게하는데 그들이 모두 우리 구민이다. 구청에서 부담ㆍ지원해 폐단을 시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구청장에 출마하며 내건 공약이었다.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게 확인됐다. 학교급식시설 지원을 중ㆍ고등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방과후 청소년 교실운영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요즘 사회적 문제로 크게 대두하고 있는 사교육비를 줄이자는 것이다. 특히 부부 직장인들이 많은 오늘날 초등학교 학생이 집에 가면 부모가 없고 아무 학원에나 가서 시간만 보내는 경우가 많다. 마침 유성구는 연구단지가 있어 훌륭한 자질을 갖춘 가정여성이 많아 활용해야겠다는 발상도 보태졌다.”

▶신한국당 정부와 자민련 대전시장 아래 혼자 국민회의 구청장인데 불편은 없는가?

“홍선기 시장은 전부터 잘 알고 개인적으로 가까운 합리적인 분이다. 내가 부탁하거나 주장하는 일마다 잘 들어주고 정당이 다르다고 불편하게 생각된 적은 없다.”

▶유성구의회의원의 정당 분포는 어떤가?

“자민련과 신한국당 소속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감사원 감사를 요청한 것은 내년 선거를 의식해 정당이 다른 송청장을 견제하려는 속셈이라고 생각되지 않나?

“그보다는 의회쪽의 부탁들을 들어주지 않아서 그런가하는 생각은 난다. 이권과 관련되거나 구정에 재정적 부담을 주는 부탁은 어떤 경우도 안들어주고 있다.”

▶의회와는 대결보다 조화와 협력이 필요한 것 아닌가?

“자치시대에 상급기관보다 유권자인 주민을 의식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회의원과 구청장은 입장이 같다. 우리에게 의회와 기본적으로 갈등이 있는건 아니다.”

▶구정을 추진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문화가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주민을 위한 복지ㆍ교육ㆍ문화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쥬라기공원이라는 만화영화 한편으로 8억5천만불의 수입을 올렸는데 이는 우리나라 자동차 1백50만대를 수출한 이익과 맞먹는다. 문화는 부를 창출한다. 21세기 선진국이 되려면 선진문화정책을 중시해야 된다.”

▶이제 구청장 임기가 1년 남았는데 재선에 출마하나?

“그때 가봐서 한달 전에 결정할 일이다. 지금은 최선을 다할 뿐이다”

▶정당생활도 많이 했는데 국회의원에 출마할 뜻은?

“우리나라는 국회의원을 거쳐야 지방자치 일을 하는데 중앙과 연결도 잘되고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한다”

▶바람직한 기초자치단체장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현재 기초자치단체장은 인사권ㆍ재정권도 없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유성구에서 거둬가는 세금의 75%가 시세금이어서 구에서 쓸 돈이 없다. 자치제도가 빨리 개선돼야 제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자제는 국가가 흔들리고 통치권자에 누수현상이 나도 지방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는 돼 성공적이다. 자치단체장은 무엇보다 청렴결백하고 흔들리지 않는 지조와 주민대변을 잘해야 한다”

대담/이번영 홍성신문 편집주간

기록ㆍ사진/김명숙 청양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