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왜목, 얻은 것과 잃은 것

식당·숙박업소 등 ‘반짝 특수’ 누려

교통대란, 일부 바가지 상혼 “과연 좋은 인상 남겼나” 반성도

2000년 1월1일 당진은 사람에 놀라고, 차량에 놀라며 새천년을 맞이했다.

개군이래 최대의 인파(당진군 추산 10만, 경찰 추산 7만)가 한자리에 모인 날로 기록될 이날의 해맞이 행사는 조용하던 소도시 당진에 새로운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안겨주었다.

당진군은 천년을 보내고 새로운 천년을 맞는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처음으로 해넘돋이 축제를 마련했다.

각종 매스컴을 통해 전국에 알려진 왜목엔 99년 새해 첫날 3만의 인파가 몰려든데 이어 꾸준히 해맞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12월달에 들어서 주말, 휴일엔 적게는 200~300명, 많게는 1천여명 가까이 왜목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천년의 첫 해돋이를 방안에서 감상하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은 1월1일 서해일출을 보기 위해 왜목으로 향했다.

동해안에서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도 왜목에 인파가 몰리는 데 한 몫을 했다.

이날의 ‘대역사’는 한보부도 이래(?) 당진을 가장 널리 알린 계기였다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기에 충분했다.

지역 경제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새해 연휴후 석문지역의 모 금융기관엔 2억여원의 예금이 한꺼번에 들어왔다는 사실에서도 그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진이 전국적으로 ‘떴다’는데 흥분하고 그들이 뿌리고 간 돈이 얼마였는가를 따지기에 앞서 그들에게 당진의 인상을 어떻게 심어주었는가를 먼저 짚어보는게 순서일 듯 싶다.

당진을 알렸으되 얼마나 잘 알렸는지 그들을 잠재된 관광객이 아닌 한 몫 챙겨주는 반짝손님으로 밖에 전제하진 않았는지 되짚어 보는게 발전적인 평가가 될 것이다.

교통대란 정말 불가항력이었나

이번 왜목행사에서 가장 큰 실책으로 지적되는 것은 주먹구구식의 교통대책이었다. 차량통제와 셔틀버스운행으로 교통대란을 방지하겠다는 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으로만 그쳤다. 자정이 지나면서 차량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곧바로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했고 셔틀버스는 진입을 못했다.

당진군은 당초 삼봉사거리를 1차 통제선으로, 대호벽돌 앞을 최종 통제선으로 정하고 그곳에서부터 셔틀버스를 운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진여객의 셔틀버스는 제때 투입되지 않았다. 당진여객이 운행하기로 한 셔틀버스는 35대. 31일 오후3시부터 운행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정규 노선을 운행해야 했던 당진여객은 버스를 전량 대기시켜 놓지 않은 채 관광객이 몰릴 때마다 한두대씩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도비도는 질서의 무풍지대였다. 통제도 하지 않았고 셔틀버스도 운행하지 않았다. 수천대의 차량을 주차시킬 수 있는 공간은 요소요소에 있었음에도 통제·운송계획이 뒷받침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이날의 교통대란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편안한 잠자리가 없다

숙박시설의 부족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수만의 인파를 소화하기엔 애시당초 불가능한 일이지만 민간의 참여를 효율적으로 유도했다면 어느 정도 잠자리난을 해결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다.

당진읍내의 여관도 만원을 이루자 당진군은 석문면내에 민박을 유도했다. 삼봉, 장고항, 교로리 등에서 민박을 유치했으나 주민들의 인식부족으로 수요를 채워주진 못했다. 가격에서도 시골 인심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개 5만원씩 받았으나 왜목과 가까운 곳은 10만원대를 호가했다는 후문이다.

민박문제의 경우 사전에 지역단체 등에 위임해 관광객들과 체계적인 결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삼봉번영회의 한 회원은 “현지 주민이나 단체와 연계되지 않은 것이 이번 왜목행사의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며 “민박같은 경우 현지 주민 단체에 책임을 맡겼더라면 체계적인 공급이 가능할 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하룻밤 잠자리에 5만원씩이나 받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숙박업소의 바가지 요금도 당진의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망친 사례로 비난대상이 되고 있다.

해맞이 행사를 앞두고 당진읍내의 숙박요금은 두배로 올랐고 석문지역의 경우 8만~10만원선, 심지어 15만원을 호가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회에 한 몫 챙기겠다”는 얄팍한 상혼은 우리지역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화장실 등 편의시설 부족은 관광객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관광객 80여명을 인솔하고 왜목을 찾았던 서울 한누리문화센터 관계자는 “차량통제가 안돼 교통난이 극심했다는 것도 문제였지만 현지에 화장실이 1동 밖에 없어 2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먹거리, 값은 저렴했지만...

밤새 먼길을 달려온 관광객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준 먹거리 시장은 값이 저렴해 바가지 시비는 없었다. 여성단체협의회, 적십자, 새마을, 인근 부녀회에서 당진군이 마련한 임시 먹거리 장터를 운영했다. 해장국 4천원, 컵라면 1천원, 빈대떡 2천원으로 비교적 저렴했다.

그러나 식당마다 메뉴가 천편일률적이어서 맛깔스런 당진의 향토음식을 골고루 준비해 외지인들에게 알리는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