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숙현 / 한우리독서문화원장

유공입주 반대시위를 보며...

풍물 소리에 이끌려 창 밖을 내다봅니다. “유공입주반대” 피켓을 든 주민들의 시가행진입니다. 뜨거운 이 날씨보다 더 뜨거운 문제를 안고 가는 이들입니다.

냉방 잘된 공간에서 구경삼아 바라보는 자신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당진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남의 일로만 여기는 변변치 못한 사람으로 늙어가고 싶지는 않은데 말입니다. 문화원을 찾는 아이들이 있어 자리지킴을 해야한다는 명분으로 가려보지만 원래 치사함이란 감춘다고 감춰지는게 아니지요.

감당 못할 회오리에 휩싸이는 당진의 모습은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이지요. 우리고장의 미래나 현재를 우리가 주도하지 못한다는 현실이 걱정됩니다. 우리가 태어나고 우리가 묻힐 이 땅의 주인이 우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개인의 이익에만 묶여 양심까지 한데 묶어 팔아 먹는 이들이 주인인가요? 침묵뒤에 숨어 보이지 않는 힘으로 군림하는 그들이 주인인가요?

주민을 대표해 헌신하겠다던 내노라하는 사람들의 얼굴이 수없이 스쳐갑니다. 소시민적 근성이라 비웃어도 오늘만큼은 원망하렵니다.

출세하지 못해, 약삭 빠르지 못해, 더구나 노회(老獪)하지 못해 이 더위에 길거리에 나서 목청 돋울수 밖에 없는 그들은 우리들의 어머니,아버지이고 형, 아우들입니다.

상한 심사를 거두지 못하고 소식 전해 죄송합니다. 다음엔 기쁜 소식 전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젊은 사회단체들의 건강함을 볼 수 있어서입니다. 그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여름의 상징인 뭉게구름이 멀리 보입니다. 간밤엔 보름을 넘긴 달이지만 곱고 훤하더군요. 우리의 아이들도 이런 자연을 노래하고 사랑하게 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