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주거지로 개발된다해도 오염된 곳에서 누가 산답니까?
수용주민들 냉철한 판단 있어야
고대면 성산1리 김연곤(60세) 이장은 자신의 땅 1천5백평이 석문국가공단 주거지로 수용돼 있다. 10년 가까이 이 땅에 대해서는 지주로서의 어떤 권리도 행사하지 못했다. 여느 수용주민들 못지 않게 그도 개발이 늦어지는 데 대해 답답한 마음은 매한가지다. 그러나 유공만큼은 안된다는 것이 김이장의 단호한 입장이다.
고대면은 석문국가공단에 석유화학공장이 들어 올 경우 위치상 공해피해를 뒤집어 쓸 수밖에 없는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이장은 ‘이는 고대면민 대다수의 여론’이라고 전했다.
지난봄 성산리 주민 중에서도 유공의 울산관광을 다녀온 노인들이 있다. 김이장은 이분들 대다수가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에 솔깃해 울산을 관광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수용주민 중에는 도대체 유공을 반대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묻는 분들도 있기에 한번 냉철히 생각해 보자고 했습니다. 우리야 보상을 받고 뜨면 상관없겠지만 이로인해 엉뚱하게 피해를 볼 주민들은 누구냐고 말입니다. 설령 유화공단이 조성돼 이곳이 주거지로 개발된다 해도 그 오염된 공기를 마시며 이곳에서 살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말입니다.”
올해로 8년째 마을일을 보고 있는 김이장은 석문공단문제가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은 순전히 일관성 없는 정부의 정책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처음 석문방조제를 막을 때는 농지를 만들어 어업권을 상실한 어민들에게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일부를 공단으로 조성한다면서 국토이용계획을 변경해 버리더군요. 기계, 금속등 비교적 공해가 적은 업종을 유치한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화학공단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들어올 업체가 없다고 하며 세계적인 공해업종인 석유화학을 들이려 한다니 이는 결국 정부가 선량한 군민들을 농락해 왔다는 얘기밖에 안됩니다.”
농지에서 공단지구로 국토이용계획을 변경한다고 할 때에도 석문쪽 주민들과 대책위를 구성해 반대진정서를 올렸다는 김이장은 석문공단엔 공해없는 업체가 입주하되 그것이 여건상 어려울 경우 당초 계획대로 농지로 되돌려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보상 몇푼 받는다 해도 조상들의 산소와 정 붙이고 살던 집이 허물어 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원래 농사를 짓고 사는 사람들은 도시화를 그다지 반기지 않습니다.”
60평생 땅만 일구고 살아온 김연곤 이장의 농사꾼다운 소박한 바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