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평택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과 관련해 지난 17일 헌법재판소에서 2차 변론이 진행됐다. 이날 재판 현장을 찾은 당진시 관계자 및 충남도계 및 당진땅 수호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당진평택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과 관련해 지난 17일 헌법재판소에서 2차 변론이 진행됐다. 이날 재판 현장을 찾은 당진시 관계자 및 충남도계 및 당진땅 수호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매립지 경제적 효과 및 어업활동 현황 등 답변 못 해

서면자료 제출 후 선고 예상…추가자료 철저히 준비해야

대책위 “법무법인과 대화 수차례 요청했으나 만난 적 없어”

당진평택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과 관련한 헌법재판소의 2차 변론이 열린 가운데, 3년 만에 얻은 마지막 변론 자리에서 우리 측 변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대책위를 비롯한 시민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부실한 변호로 당진시와 충남도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며 자칫 매립지 관할권을 평택시에 영영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이어지고 있다.

행안부의 관할권 결정 타당한가

당진평택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과 관련해 권한쟁의심판 청구 소송 2차 변론이 지난 17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이날 변론에서는 청구인(당진시·아산시·충남도)과 피청구인(행정안전부·평택시) 측 법률대리인이 출석해 해당 사건이 권한쟁의심판 청구 대상이 되는지, 행정안전부 장관의 매립지 관할권 결정이 정당한 것인지 심리했다.

권한쟁의심판이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상호 간의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또는 어디까지 권한이 미치는지에 대한 다툼을 해결하는 재판이다. 당진평택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의 경우 지난 2015년 행정안전부(당시 행정자치부)에서 “평택시가 당진평택항 매립지를 관할해야 한다”고 결정함에 따라 해당 소송이 시작됐다. 당진시·아산시·충남도는 매립지 관할권을 행정안전부 장관이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지난 2015년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이후 2016년 한 차례 변론이 진행됐으나,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소송은 거의 중단된 상태로 시간만 끌어 왔다. 이 과정에서 헌법재판관 9명이 모두 교체됐다. 더욱이 헌법재판소는 이번 2차 변론을 마무리 하면서 양측에 선고일을 지정해 통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양측의 서면자료 제출 이외에 추가 변론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실한 변론에 곳곳에서 탄식

3년 만에 어렵게 열린 변론인데다, 직접 변론할 수 있었던 기회 또한 마지막이었던 만큼 이번 변론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는 매우 컸다. 이를 증명하듯 이날 변론에는 어기구 국회의원과 김홍장 당진시장, 김기재 당진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김용찬 충남도 행정부지사, 박범계 국회의원이 함께 참석했다. 또한 박종희 자치행정국장과 이해선 경제환경국장 등 당진시 관계 부처 공무원들과 충남도계 및 당진땅 수호 범시민대책위원회(공동대책위원장 김종식·박영규·천기영·성낙근·이봉호, 이하 대책위) 위원들이 현장에서 방청했다.

하지만 청구인 측 법률대리인으로 나선 변호사들의 답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재판장에는 탄식이 이어졌다. 재판이 끝난 뒤에는 법정을 나온 대책위원들이 부실한 변론을 지적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3월 열린 대법원 1차 변론에서 보조참가인으로 나서 조목조목 문제점을 짚어내 호평을 받았던 대책위 김후각 법률자문위원은 “이번 변론에 보조참가인으로 나서지 못한 게 참으로 안타깝다”며 “우리 측 변호인들이 법리적·논리적으로 제대로 주장을 펼치지 못하고, 재판관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속이 터질 정도로 너무 답답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법무법인과 대책위가 자주 소통하고 정보를 교류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당진시에 수차례 요구했지만 대책위의 목소리를 전할 기회가 거의 전무했다”며 “변호사들이 지역에 대한 이해와 정보가 너무나 떨어지고, 대책위원들보다 더 모르는 것 같아 크게 실망스러웠다”고 혹평했다.

“법무법인과 소통 기회 없었다”

이병성 법률자문위원 역시 “이름 난 호화 법무법인이 아니라, 시민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지역을 잘 아는 변호사를 선임해 우리의 주장을 가감 없이 전달했어야 한다”면서 “평택시와 행안부의 주장이 얼마나 억지인지 신랄하게 비판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택시와 행안부가 주장하는 부산신항과 새만금의 상황은 지금 당진과 너무나도 다르다”며 “두 곳의 경우 기존 해상경계 위에 매립지를 만들어 육상경계를 다시 그려야 하는 사안이지만, 당진항 매립지는 이미 확정된 해상도계 내에 매립지를 만들었고 그 경계가 지금도 엄연히 존재하는데, 이를 무시한 행안부의 결정이 잘못된 것임을 조목조목 지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영규 공동위원장은 “대책위가 촛불집회를 비롯해 각종 강연을 수년 동안 진행하면서 당진항 매립지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 어민들의 어업활동 등에 대해 수도 없이 얘기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호사들이 이 같은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변호에 나서 억울하고 답답했다”고 한탄했다.

김종식 공동위원장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변론이었다”면서 “재판관들의 질문에 대해 답변이 미흡했던 부분은 서면자료를 통해 충분히 소명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대책위에서도 당진시와 충남도에 더욱 강력히 의사를 전달하겠다”며 “꼼수법·악법을 만들어 빼앗아간 당진 땅을 반드시 찾아오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방 균형발전 강조할 것”

재판 현장을 지켜보고 나온 김홍장 당진시장은 “평택시와 행안부의 주장은 상당히 자의적이었던 반면, 우리 측에서는 나름대로 충실히 입장을 주장했다고 본다”며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부분은 서면자료에 충분히 담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기재 당진시의회 의장 또한 “2차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너무나 답답한 마음에 분개했다”면서 “당진항 매립지 당진 땅을 반드시 우리가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헌법재판소가 정의로운 판결을 내릴 거라고 믿고 있다”며 “당진시의회 또한 시민들의 주권을 지키고, 당진 땅을 반드시 찾기 위해 끝까지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당진시 법률대리인으로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주원 유철환 변호사는 “행안부 결정의 문제점과 우리 측 입장을 충분히 밝혔다고 생각한다”며 “매립지 관할권을 당진시에 귀속함으로써 수도권 비대화를 방지하고, 지방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더욱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구인(당진·아산·충남) 측 주장

- 헌재의 자치권한 침해 확인 및 행안부의 결정에 대한 취소 청구는 여전히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대상임.

- 기존 해상경계선은 관습적으로 수백 년 동안 경계로 인정돼, 그에 따라 어업활동을 해왔고, 헌법재판소에서도 지난 2004년 경계를 확정한 만큼, 그 효력에 따라 매립지 관할권 결정이 이뤄져야 함.

- 해당 지역은 국가가 관리하는 항만구역으로, 해양수산부가 통합 관리함. 따라서 행정구역 경계에 따라 관할권이 부여돼도 관리·운영에 전혀 문제가 없음. 경계를 무시한 관할권 결정은 지자체의 자치권을 훼손한 것임.

- 수도권 비대화를 방지하고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매립지 관할권을 당진시에 귀속하는 것이 바람직함.

피청구인(평택·행안부) 측 주장

-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행안부 장관이 결정하고, 불복할 경우 대법원에 제소해 판단하게 돼 있음.

해당 사안은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청구 대상이 될 수 없음.

- 해상경계선을 근거로 공유수면매립지의 행정구역을 결정하게 되면 행정효율성 저하는 물론 주민 생활권과 행정구역 불일치 등으로 비효율적인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등 각종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함.

- 매립지를 행정구역 경계대로 당진·아산·평택이 나눠 관할하는 것보다 평택시에 붙여서 매립한 지역이므로 평택시가 전체적으로 관할하는 것이 효율적임. (당진시 관할이라고 결정된 지도상 서해대교 위쪽의 지역까지 평택시가 통합 관리하는 것이 타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