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디오 편력
음악 오래 듣다보면 귀맛 까다로와져
결국 ‘옛것’으로 돌아가더라
음악을 오래 듣다보면 무릇 음에 대한 입맛(귀맛)이 까다로워져서 오디오에 대한 불만과 더 좋은 음에 대한 욕심으로 방황하게 된다. 더구나 애호가의 범주를 넘어 아예 매니아쯤 되면 그가 이상으로 삼는 그 음에 가까이 가려고 온갖 수단방법을 다 동원한다.
스피커의 위치도 바꾸어 보고, 앰프를 갈고, 좋다는 줄은 다 구하여 바꾸어 맨다. 그것도 부족하여 “누가 앰프를 마란츠로 바꾸었는데 소리가 기가 막히게 좋더라.” “누구는 바늘을 덴마크제 SPU로 교체했는데 저역이 매우 두툼하여 현악엔 그만이라더라”등 귀동냥을 하고는 아무리 멀고 초면일지라도 염치 불구하고 찾아가서 들어보고야 만다. 그리고 다음날 청계천 세운상가로 달려가 무조건 장만한다.
그러다 몇달을 지나면 그 소리에 싫증을 느끼게 되고 또다시 교체하는 악순환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덧 빚만 늘어나고 추구하는 음은 오히려 초창기 시절로 되돌아가 버리고 마는데. 나 역시 그랬다. 현재는 50년대 시스템 위주로 짜여져 음질도 그만큼 복고풍이고 음폭이 좁고 해상력이 빈약한 오디오로 돌아왔다. 그러나 어쩌랴. 나에게는 최상의 소리로만 들리니...
이제는 초창기 시절 중증이었던 “오디오 노심초사증”도 치유단계에 들어서 가끔은 욕심이 생길 때도 있지만 현재의 시스템에 만족하고 듣고 있다. 혹시 복권이라도 당첨된다면 갖고 싶은 시스템이 딱 하나가 있는데, 1940년대 생산된 LP용 독일제 턴테이블 EMT927이다. 50년이상 되어 박물관 한 귀퉁이에나 자리할 처지이지만 아직도 현역으로서 당당히 최고의 음질을 자랑하면서 모든 매니아의 가슴을 울렁거리게 하고 있다. 특히 얼마 전에는 현재 최첨단의 CD플레이어와의 비교 평가전에서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실현 불가능 하겠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오직 그날(?)만을 기다리며 오늘도 가라드 301 턴테이블에 손을 올려 LP을 돌리고 있다.
필자 : 조영봉 당진여객 부장(Tel. 355-34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