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농협 2000년 결산 후유증 심화

“출자배당 못하면서 직원 인건비는 늘어나”

고대리 농민회 “조합 탈퇴운동하겠다”

경영수지 악화로 2000년도 결산에서 처음으로 조합원 출자배당을 하지 못한 송악농협(조합장 이경훈)이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운영공개 석상에서 조합원들의 질문공세에 곤욕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농민회를 중심으로 한 일부 조합원들은 송악농협이 출자배당을 한푼도 못할 정도로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구조조정 등 고통분담의 노력없이 오히려 인건비가 늘어나는 등 고비용 저효율의 방만한 운영을 해오고 있다며 조합 탈퇴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서 파문이 예상된다.

송악농협에 따르면 송악농협은 대의원총회를 마치고 지난 2월20일부터 28일까지 각 마을 영농회를 순회하며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운영공개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송악농협은 대의원총회에서 승인받은 2000년도 결산내역을 공개하고 2001년도 사업계획과 당면 조합사업을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0년도 결산 결과 각종 충당금과 부실채권 증가로 조합원 출자배당을 못하게 된 사실에 대해 조합원들의 항의성 질문공세가 잇따라 적잖은 곤욕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2일 고대2리에서 열린 운영공개에서 행사를 진행하던 이경훈 조합장이 조합운영에 대한 조합원들의 질문 자체를 봉쇄하는 바람에 고성이 오가는 등 극심한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조합원들은 이 조합장이 질문을 제출하면 5일 이내로 답변을 주겠다는 약속을 한 뒤 이를 지키지 않자 지난 5일 고대리 농민회를 중심으로 조합원 20여명이 조합으로 몰려가 이 조합장과 공개토론회를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조합원들은 운영공개 석상에서 조합운영과 관련, 농협측의 답변을 듣고자 했던 여러 사안에 대해 질문하며 이 조합장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조합원들은 이날 “송악농협이 2000년도 결산에서 출자배당을 하지 못할 정도로 경영이 악화됐음에도 직원의 인건비가 전년대비 13%나 늘어나고 손님 접대비와 중식비를 이중으로 지급하는 등 자체적인 경비절감 노력이 없었다”며 이에 대한 이 조합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또한 정부 재해대책이 확정되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는 하우스 철재 밴딩기를 충분한 사전 검토없이 사들였다며 경위에 대해서도 따졌다.

그러나 이경훈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해명요구에 “이사회와 대의원총회 등 절차를 거쳐 결정된 사항들이다”, “중앙회의 지침이라 어쩔 수 없다”는 등 사안들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한 채 대화가 시작된지 1시간여만에 자리를 떠 참석 조합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 조합장은 특히 조합원들과 대화과정에서 시종일관 말을 놓는가 하면 질문을 하려던 특정 조합원에게 신상에 관한 문제를 들추어내며 “당신은 가만히 있으라”는 등 상식이하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고대리 농민회 문현남 총무는 “이날 대화는 운영공개 석상에서 해소되지 못한 조합운영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문사항에 대해 이 조합장의 공식적인 답변을 듣고자 마련된 자리”라며 “그러나 이 조합장이 각 사안들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자리를 떠 조합에 대한 모든 기대와 신뢰를 저버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고대리 농민회는 이날 조합측의 답변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조합을 탈퇴한다는 사전결의에 따라 조합 탈퇴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혀 적지않은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