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문화원, 대중문화의 산실로 거듭나야 한다
현재가 있으면 과거가 있기 마련이고 늘 현재에 비해 어두운 모습으로 있는 게 과거이다. 과거에 연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과거를 까맣게 잊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일과 같다.
과거 당진문화원은 당진군민과 담을 쌓은 폐쇄된 영역에 머물면서 당진문화 예술의 진흥역할을 자임해왔다.
전문예술인이 가세하고 당진문화의 질적인 향상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최근 몇년사이의 일이다.
이제 당진문화원은 당진군민에게 내보여져야 한다. 그래야만 당진군민의 호흡을 거쳐 당진군민과 함께 성장해가는 문화원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래야만 당진문화예술의 진정한 진흥자로서 당진군민의 인정과 신뢰를 받으며 당진군민의 문화적 성숙과 다양한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당진문화원의 역사
당진문화원의 전신은 1945년 미군정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미군정 공보처 산하기관인 USIS이다.
뚜렷한 정황을 확보하기는 어렵지만 한나라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깊숙히 개입하는 대부분의 경우 반드시 문화침투를 꾀하는 상례로 미루어 볼때 그 당시 이 기구는 그러한 미군정의 문화적 첨병역할을 해온것으로 보인다.
1958년 사설 문화원으로 전환된 뒤에도 여전히 정부의 지원아래 존속하던 문화원은 1965년 사단법인 정부승인을 받고 1973년 한국 문화원 연합회라는 전국 단일 조직의 지방산하단체로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역대회장으로는 1958년부터 73년까지 초대원장을 지낸 박동규씨와 1973년부터 93년까지 2대 원장을 지낸 김석재씨가 있다.
올해 9월 23일부터 새로운 임기에 들어간 문무겸 신임 원장은 3대째 원장이다.
무려 25년 동안 단 두명의 원장이 있어왔던 셈이다.
문화원의 성격
문화원은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되어있다.
당진문화원 정관 11장 제 3조에는 문화원의 목적이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사단법인 당진문화원은 지역사회의 계발과 함께 향토문화예술의 진흥을 도모하고 정부시책의 홍보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아울러 제 4조에는 이 목적의 수행을 위한 사업내용으로 아홉가지의 항목이 열거되어 있다.
1.국가 및 자치단체의 시책홍보에 관한 사항
2.항토문화예술의 진흥에 관한 사항
3.향토고유문화의 보존과 계발에 관한 사항
4.향토 주민사회 교육에 관한 사항
5.향토지 및 지방문화사업의 자료 편간에 관한 사항
6.향토문화행사의 발전에 관한 사항
7.국민정신의 계도와 민족문화의 창달에 관한 특별한 사항
8.관계기관 및 국내외 문화단체와의 제반 협력에 관한 사항
9.건전한 청소년의 지도에 관한 사항
당진문화원는 낙후된 과거를 청산할 가장 좋은 기회를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
당진문화원의 위상
정부시책홍보를 사업내용 1항으로 규정한 사실이 유난히 두드러진다. 한마디로 당진문화원은 건전한 향토주민문화를 선도하는 정부 산하기관인 셈이다.
문화원장은 문화체육부장관의 승인을, 부원장 및 이사, 감사는 도지사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도록 되어있다.
바로 이점이 문화원이 안고 있는 딜레마이다.
특히 요즘처럼 민간자율기능이 요구되고 대중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참신하고도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서 문화원이 그러한 역할을 담당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사설로 등록되고 사단법인 등록을 받았지만 정부시책홍보를 위한 정부산하기관이라는 점이 문화원의 위상을 애매하게 만들고 있다.
한편 그 점은 그동안 문화원이 지역주민들과의 교류없이도 정체된 가운데에서 존립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문화원의
재정 구조
이 점은 예산내역을 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금까지 문화원의 재정구조를 보면 일반회비쪾후원회비 일체없이 군 지원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그간의 정관 2장 7조 회원의 의무조항에도 회원의 회비납부 조항은 기재되지 않았다. (다만 93년 9월의 개정안에는 회원의 회비납부 조항이 명문화되고 있다.) 제 5조, 6조에는 당진군에 거주하며 문화원의 설립목적에 찬동하는 자는 누구든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고 총회를 통하여 운영에 참여할 권리가 부여되어 있다.
회원의 권리와 의무가 균형을 이루지 못했던 점을 알 수가 있다.
문화원의
자체사업 여건
어쨌든 현재 문화원은 군 지원비만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그 예산으로 지역문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자체사업을 벌이기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예년의 1년 예산 2천여만원으로는 사무국장과 간사의 적은 월급과 문화원 건물 운영비로 쓰기도 적자가 난다.
그런데다가 군으로부터는 매년 예산에 대한 사용내역이 책정되어 내려온다. 사업에 있어서 원장의 재량권도 거의 없는 셈인 것이다.
문화원의 현주소
현재 문화원의 회원은 모두 71명명.
미술, 음악, 사진, 서예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중 당진읍에 39명의 회원이 있다. 석문 9명, 합덕 4명, 그외 각면에 1~2명 꼴로 분포되어있다.
현재 문화원은 회원 구성이나 사업에 있어서 지역사회 계발의 토대라 할 수 있는 다양한 주민문화 사업에 비해 예술분야에 다소 치우쳐있다.
대중문화의 산실로
문화원이 그간의 폐쇄성을 벗고 당진지역 대중문화의 산실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몇가지 선행되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첫째,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일이다. 군으로부터 지원되는 한정된 예산으로는 내실있는 사업을 수행하기도 어렵거니와 기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사업내용에 독자성을 확보하기도 어렵게 만든다.
회원과 특히 15명으로 구성된 이사진은 문화원 운영에 실질적인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감사를 철저히하고, 주민들에게 공개되어야 한다.
문화원은 분명 비영리법인이며 행정적인 지원을 받는 단체이다.
그동안 문화원에서 단 한번의 예쪾결산 보고도 없었다면 아마 믿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철저하고 공개적인 감사 아래서 문화원은 본연의 임무수행을 검증받을 수 있어야 한다.
세째, 문화원은 보다많은 지역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내쪾외부 구조를 혁신해야 한다.
문화원을 보다 쾌적한 장소로 이전하여 문화센터를 개설, 다양한 주민층에 걸맞는 문화사업을 활발하게 벌여나가야 한다.
세월이 가고 사회가 바뀌고 문화가 바뀌는 동안 문화원은 오히려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수용하지 못한 채 세월의 뒷전에 머물러왔다. 그것은 한편 지역주민의 무관심때문이기도 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줁라는 말이 있다. 모든 군민과 문화원 신임 집행부가 힘과 지혜를 모으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당진문화는 낙후된 과거를 청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