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출연기관 경영평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제기됐다. 평가점수 배점이 비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효율로만 판단할 수 없는 복지·문화 분야를 행정적 평가 기준에 따라 채점하다 보니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당진시 출연기관인 복지재단과 문화재단을 대상으로 매년 경영평가를 진행하는 가운데, 지난해 실적에 대해 평가한 점수와 등급이 두 기관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평가는 행정안전부 경영평가 표준 모델을 바탕으로 △리더십·전략(12점) △경영시스템(18점) △사업성과 적절성(10점) △기관유형별 지표(25점) △고객만족(5점) △일자리 확대(10점) △사회적 책임(20점)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하지만 두 기관 모두 행정안전부의 평가 기준이 당진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한편 출연기관 경영평가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용역을 맡아 진행했으며, 올해에는 17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한국능률컨설팅협회는 지난 2017년부터 매년 당진시 출연기관 경영평가 용역을 맡고 있다.

[복지재단]

후원물품 구입이 대부분

조달청 통한 구입 물품 제한적

2020년도 실적 평가에서 복지재단의 경우 84.66점으로 B등급을 받았다. 2019년도 실적에 대한 평가와 비교해 3.05점 하락했다. 등급도 A등급에서 B등급으로 떨어졌다.

복지재단은 경영층의 리더십이 6점 만점에 4.65점을, 전략경영이 6점 만점에 5점을 받아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정책연구 결과 활용, 복지분야 교류 실적, 복지상담(컨설팅) 실적, 복지서비스 지원실적, 복지기관 지원실적은 모두 배정된 점수에서 만점을 기록했다.

반면 경영시스템 부분에서 점수를 얻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 조직·인사 관리의 적정성이 3.0 만점에 1.5점을 받았으며, 임직원 교육실적과 조달계약 실적은 1점 만점에 0점을 기록했다. 금융부채비율에서도 1점 만점에 0.39점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지표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복지재단 측은 “행정안전부 기준을 따르다 보니, 대도시의 큰 규모의 기관과 당진과 같은 소도시의 작은 기관을 평가하는 기준이 같다”며 “조직의 규모가 작아 성과관리를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주장했다.

복지재단은 “당진시로부터 매년 동일한 출연금을 받아 운영하고 있고, 복지재단 특성상 자체 수익사업을 통해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어서 인력 증원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며 “이러한 여건 하에 조직·인사 관리의 적정성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0점을 받은 조달계약 실적 또한 각종 물품을 조달청을 통해 구매해야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조달청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비품 구입은 전체 예산 중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복지재단 예산의 대부분은 후원금으로 후원물품을 사서 전달하는 건이 가장 많은 가운데 후원물품은 조달청을 통해 구매하기 어려운 품목도 많기 때문이다.

복지재단은 “임직원 교육의 경우에도 최대한 성과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재단에서 직접 고용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들까지 교육에 참여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금융부채비율에서 낮은 점수가 나온 것은 재단은 부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후원금을 받으면 바로 지출하는 게 아니라 차기년도로 이월되는 경우도 있어 이러한 항목까지 부채에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단]

코로나로 비대면 공연 진행했지만

공연장 가동하지 않았다고 점수 깎여

문화재단의 경우 평가에 있어 복지재단보다도 더 많은 맹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단은 2020년도 실적 평가에서 77.89점으로 C등급을 받은 가운데, 2019년도 평가 대비 2.34점 하락했으며, B등급에서 C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복지재단과 마찬가지로 조직·인사 관리의 적정성(3점)에서 1.95점을 받았고, 관리직 비율이 20%를 넘어 조직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0점을 받았다. 또한 공연용 공간 가동실적(3점)은 2.34점을 받았으며, 문화·예술 교육(5점) 부문이 3.71점에 머물렀다. 사회적기업 등을 이용해야 얻을 수 있는 지역상생발전(6점)도 3.13점에 불과했다.

이번 평가에 대해 문화재단 측은 억울함을 토로했다. 문화재단은 “경영평가를 관리하는 경영지원부장이 당진시 파견 공무원이어서 매년 바뀐다”며 “지난해 실적을 평가하는데, 올해 새로 부임한 담당자가 평가자료를 준비해야 해서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이전보다 두 배에 달하는 자료를 준비했지만 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문화재단은 “지역상생발전 지표가 사회적기업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한정짓는 것은 단편적인 판단 기준”이라며 “지역예술인을 지원하고 지역민들이 얼마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지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품 구입에 사회적기업을 이용하는 것은 문화재단 운영에서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문화재단에서는 공연 등을 진행할 때 소외지역 주민 의무초청 비율을 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거동이 불편하거나 교통이 불편해 공연장을 찾아 오기 힘든 주민들을 위해 ‘아트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단은 “이러한 것이 지역상생발전 지표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 또한 복지재단과 마찬가지로 예산이 한정돼 있고 정원이 정해져 있어 마음대로 인력을 채용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10점이라는 큰 점수를 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문화재단의 존재 이유인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문화적 만족도를 평가하는 고객만족도는 배점이 5점에 불과한 실정이다.

관리직 비율이 높아 0점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도 문화재단은 “타 지역 재단은 우리와 비슷한 인력으로 재단 사업 하나만 하고 있지만, 당진의 경우 재단 자체사업은 물론이고 공연장·전시관 운영, 교육사업 등 문화예술 분야를 총망라해 업무를 하고 있다”면서 “야간공연, 주말공연, 오전교육, 저녁교육 등 밤낮 없이 직원들이 일해야 하기 때문에 주52시간 근무시간 제한에 저촉돼 하위직을 채용하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관리직(부장)이 관리업무는 물론 각자 실무까지 맡고 있는 형편”이라며 “현재 인력으로 다양한 위탁시설을 운영하면서도 사업의 누수 없이 더 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영하고 있는데 단순비율로만 판단해 0점 처리돼서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공연장 가동실적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도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이지만 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화재단은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인해 불가항력으로 실내 공연장 운영이 어려웠다”며 “지역 예술인들이 공연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유튜브를 활용한 비대면 공연 사업인 ‘자유롭게’를 기획해 시민들과 문화예술인들에게 최대한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 또한 오로지 공연장을 가동하지 않았다는 것에 기준을 두고 평가해 점수가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단은 “이의신청 기간에 용역사에게 충분히 설명했지만 평가에 반영되지는 않았다”면서 “행정안전부가 만든 표준안을 기준으로 복지·문화 영역을 평가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관의 능률과 효율성이 아닌, 재단의 설립 목적대로 시민들에게 문화서비스, 복지서비스를 잘 이행해 왔는지 평가해야 한다”면서 “지역과 기관의 여건에 맞는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문화 행정에 대해 잘 이해하는 사람이 연구원으로 참여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임아연 기자 zelkova8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