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초등학교 앞 교차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학생의 부모가 지역사회를 위해 2000만 원을 기탁하며 다시 한 번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달 25일 탑동사거리에서 보행자 신호에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A학생(탑동초6)이 유명을 달리한 가운데, 장례식을 마친 뒤 부모가 당진시복지재단 왕현정 이사장을 찾아왔다. 평소 왕 이사장과 같은 교회에 다니며 친분이 두터웠던 이들은 아들의 장례식에서 조의금으로 받은 2000만 원과 편지가 담긴 봉투를 왕 이사장에게 건넸다.

편지에는 “지금은 가슴이 먹먹하고, 미어지는 것 같고, 이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지만 기도하며 이겨나가겠다”면서 “아들의 장례를 마치며 받은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나 가족회의를 했다”고 쓰여 있었다.

A학생의 가족은 “(조의금의) 일부는 아들이 성도로 살아간 탑동교회 비전(아이들이 예배하고 기도하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위한 씨앗헌금으로, 일부는 당진시복지재단을 통해 나눔이 필요한 분들과 나누기로 했다”면서 “평소 정 많고 나누기를 좋아했던 아들이 기뻐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부금과 편지를 전달받은 왕현정 이사장은 “비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아들을 잃은 슬픔을 나눔으로 승화하고자 하는 유족들의 고귀한 뜻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의미 있게 기부금을 사용하고자 공론화 하기로 결심했다”며 “탑동초 기부금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어떻게 기부금을 사용할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당진시복지재단은 △학생대표(조소연 탑동초 학생회장) △교사대표(황현미 탑동초 교감) △학부모대표(이지혜 탑동초 운영위원장) △시민대표(조상연 당진시의원) △복지재단대표(왕현정 이사장)와 함께 지난 7일 탑동초등학교에서 기부금 사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다시는 A학생과 같은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지 않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탑동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프로그램 및 사업을 위해 기부금을 사용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어 각 분야별 의견을 수렴해 오는 14일 구체적인 사업을 확정할 계획이다.

왕 이사장은 “기부금을 단발성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오랫동안 기억하며, 언제나 안전을 상기할 수 있도록 기금이 뜻깊게 사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