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개발위원회 총회, 파행 무엇이 문제였나
합의정관 무시한 조직·회의운영으로 위원들 반발 사
지난 1년여간 지역현안 대처 못해
지난 11일 당진군개발위원회의 총회파행은 지난 1년간 파행적인 운영의 자연적인 귀결이었다.
당진군개발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하고 파행으로 치닫게 된 계기는 지난해 초 이홍근 전 위원장의 중도사퇴로 총회에서 직무대행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부터 비롯됐다.
지난해 5월8일 열린 총회에서는 위원장 유고시 직무대행 선출에 관한 규정을 둘러싸고 위원들간 치열한 공방이 있었으나 결국 제출됐던 정관개정안을 다음 총회로 미룬 채 위원장으로 박우영씨를 선출하면서 이미 논란은 예고됐다.
이때 제출된 정관개정안은 ‘정관개정을 위한 소위원회’가 초안을 마련, 이사회와 상임이사회를 거쳐 총회에 상정했음에도 박우영 위원장이 선임되면서 다음 총회로 미뤄버렸다.
지난해 총회 이후 연구위원회·이사회
한번도 소집 안돼
이때 이미 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었던 개발위원회는 이후 활동과정에서도 산적한 지역현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활동이 극도로 약화됐다.
당진항 지정운동과 석문공단 분양 등 각종 지역현안 해결에 개발위원회가 중심에 서야 함에도 제대로 된 내부적 논의 한 번 없이 지지부진한 운영을 거듭했다. 예전에는 각종 지역현안이 발생했을 경우 연구위원회를 통해 상임이사회와 이사회를 거쳐 당면 정책이 수립됐지만 지난해 총회 이후 연구위원회와 이사회는 한 차례도 소집되지 않았다.
단지 상임이사회만 몇차례 소집됐으나 이 역시 「상임이사회는 회장, 부회장, 사무국장, 총무이사, 재정이사, 기획이사, 운영이사, 홍보이사, 섭외이사 등 회장단과 당연직 이사로 구성한다」는 정관의 규정을 무시하고 ‘읍·면 번영회장단 회의’라는 변칙적인 형태로 이루어졌다.
내부 이견 불구 행담도 개발 찬성의견 밝혀
이처럼 정관에 명시된 절차가 지켜지지 않음에 따라 충분한 토의나 의견수렴없이 집행부의 독단적인 판단에 따라 사업이 집행되는 경우도 빈발했다. 행담도 개발의 경우 개발위원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에도 집행부 단독으로 찬성의견을 밝혀 논란을 빚기도 했다.
특히 개발위원회 명의로 행담도 개발에 찬성한다는 내용의 플랭카드를 게시하는 과정에서는 당진읍 개발위원회의 명의를 사전 승인없이 게재해 항의를 받았다.
임기만료됐는데도 위원장 선출위한 총회도
소집 안해
본래 박우영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지난해 이홍근 위원장의 중도 사퇴에 따른 잔여 임기동안 직무를 수행하도록 돼 있었다. 따라서 잔여임기를 마친 지난해 11월에는 총회를 다시 열어 새해 이전에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했어야 한다.
그러나 집행부는 특별한 사유없이 총회소집을 미뤄오다가 올 4월에야 소집하는 등 파행적인 운영을 거듭했다. 이로 인해 박 위원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임기가 지난해 말로 사실상 만료된 상태에서 무자격으로 활동한 셈이 되었다.
위원장 직선 아닌 전형위원을 통한 간선
개발과정에서 발생한 지역현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운영절차상의 문제까지 겹침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회원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갔다.
이번 총회에서도 그동안의 문제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날 개정된 정관에 따르면 위원장은 본래 총회에서 직선으로 선출해야 함에도 회의는 정관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킨 상태에서 전형위원을 통한 간선제를 택하는 등 편의주의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로 인해 결국 위원장 선출도 미뤄지고 만 것이다.
원칙있는 운영·기동성있는 현안대처 절실
당진은 후발개발지역인 만큼 많은 현안이 발생한다. 특히 민주화와 지방자치가 진전됨에 따라 민간부문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그만큼 개발위원회에 대한 지역사회의 기대가 높아가고 있음에도 현실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개발위원회가 지역사회에서 제 위상과 역할을 찾기 위해서는 운영절차의 원칙을 지키는 것과 각 지역현안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등 거듭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의 파행운영으로 당진항 지정운동 등 현안에서도 개발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발위원회의 이모 위원은 “지난해 총회에서 정관개정안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상정됐음에도 심의하지 않고 다음으로 연기하더니 이번 총회에서도 정관을 무시하고 편법을 택했다”며 “무엇보다 집행부가 조직운영과 회의진행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 위원도 “조직운영과 회의원칙을 지키지 않다보니 다른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원칙적인 운영에서 능동적인 대처능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우영 위원장은 “그동안 개발위원회의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는 내 능력이 부족하고 부덕한 탓”이라고 말했으나 “전임 위원장의 잔여임기 동안 직무를 수행하면서 집행부 간부들의 의견이 서로 달라 수차례 회의소집에도 합의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