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유종준 기자
성숙한 시민사회와 공직자의 자세
지난 3일 한보철강 인수를 추진하던 네이버스 컨소시엄이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를 선언함에 따라 지역각계는 또 한번 충격에 휩싸였다.
많은 지역주민들은 지난 97년 1월의 한보부도 악몽을 떠올리며 불안에 떨었다. 따라서 해당 자치단체인 당진군은 한보철강 매각무산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대책에 대해 빠르게 분석하고 공개해서 주민들의 지나친 불안심리나 투자위축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조처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담당부서장인 지역경제과 김봉환 과장은 취재를 위해 방문한 본지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한마디로 거부하며 어떠한 대화도 거부했다. 또한 행담도 종합휴양단지 건설과 관련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취재하기 위해 방문했을 때도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며 말을 끊고 인터뷰를 거부했다. 구체적인 이유조차 말하지 않아 속내를 알 수 없었으나 과거에 보도된 내용 중 일부가 자신의 뜻과 다르게 나갔다는 것 같았다.
물론 신문에 보도된 내용이 자신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적극적으로 반론을 요구하던가, 보도내용에 대한 의사표시를 한다면 취재원이나 언론 모두에게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인터뷰 과정에서 의미가 잘못 전달됐을 수도 있기 때문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원인을 찾는 노력을 한다면 만약에 있을 수도 있는 오해를 풀 수도 있다. 그렇지 않고 무조건 취재를 거부한다면 그것은 주민들의 알권리를 박탈하는 것이고 이는 결국 공직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세를 내팽개치는 결과에 다름 아니다.
또한 만약에 자신의 주관적 의견을 전달하는데 급급해 사실과 다르게 발언하고도 그 책임을 언론에 전가하려 한다면 당장은 책임을 모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언행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때가 도래하게 된다.
권위주의 정권시절 공무원은 주민위에 군림하는 존재였고 따라서 어떠한 비판에도 노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민주화의 진척으로 사회나 시민의식 모두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숙해 있다. 따라서 합리적 의사소통과 토론의 문화가 무엇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자신의 비위에 거슬렸다고 해 언론의 취재를 거부하는(그것도 지역의 중대현안에 대해) 공직자의 자세는 주민의 공복임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