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정보공개 공익이
‘사생활 보호’ 보다 유익
서울고법 특별6부(재판장 이창구 부장판사)는 지난해 5월8일 ‘서울시장 판공비 지출 대상자의 인적사항을 공개하라’며 참여연대가 서울시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소송에서 “시장 판공비로 마련한 선물을 받은 사람이나 판공비가 쓰인 업소 등의 명단을 공개하라”며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이는 사생활 보호를 위해 판공비 사용 과정에서의 개인신상은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1심 판결보다 공개범위를 넓게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공비 지출 관련 정보의 공개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이익이 비공개로 얻어지는 ‘사생활 비밀’의 이익을 넘어서는 만큼 서울시는 판공비 지출내역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999년 소송을 낸 참여연대는 1심에서 “판공비 수혜자 가운데 공무원 인적사항은 공개해야 하나, 개인의 경우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으므로 공개할 필요성이 없다”는 판결을 받았었다.
◆법원 “단체장 판공비 무조건 공개”
부산지법 제2행정부는 지난해 12월21일 부산참여자치 시민연대가 판공비 공개를 거부한 부산지역 16개 구·군과 부산시 도시개발공사, 부산 교통공단, 부산시 시설관리공단 등 3개 공기업을 상대로 낸 행정정보 비공개결정취소처분청구소송에서 “판공비를 공개해야 한다”며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업무추진비의 예산편성 및 집행내역은 보장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예산집행의 합법성-효율성 확보라는 공익 실현, 국민들의 행정에 대한 관심과 참여정신 고양을 통한 지방자치제도의 활성화 도모, 업무추진비가 사적인 용도로 집행되거나 낭비될지도 모르는 의혹 해소 등 행정절차의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공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도는 도정 홈페이지(www.
provin.chonbuk.kr)를 통해 도지사와 부지사, 실·국장 등의 업무추진비를 매일 공개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전국 자치단체중에서 인터넷을 통한 업무추진비 공개는 전북도가 처음이다.
◆서울시장 판공비 자동공개
서울시와 산하기관의 재정 현황 및 시장의 판공비 사용내역 등 서울시의 63개 행정정보가 시민의 공개청구가 없더라도 자동공개된다.
서울시는 지난 1월29일 시민의 알권리충족과 열린시정을 위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행정정보공개 조례 시행규칙을 제정,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산하기관의 예·결산 및 부채현황, 시장·부시장 또는 부서장을 맡고 있는 4급 이상 공무원 등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과 환경 관련 검사·측정 결과 등 9종 24개 업무가 업무별 특성에 따라 정기적으로 연 1회나 반기·분기 또는 매월 인터넷이나 시보 등을 통해 공표될 예정이다.
또한 시의 중·장기 종합계획과 중간 단계의 계획안, 각종 공공요금 조정계획, 교량·지하철 안전점검 및 진단보고서 등 14종 39개 세부 업무는 수시로 공개된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시민이 행정정보 공개를 손쉽게 청구할 수 있도록 각 기관 민원실에 별도의 정보공개 관련 민원접수 창구를 개설토록 하고 민원실이 설치되지 않은 기관은 민원 담당 총괄 부서에 접수창구를 개설, 운영토록 했다.
◆수원시장 판공비 매달 공개
경기도 수원시가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올해부터 시장 판공비를 매달 공개한다.
심재덕 수원시장은 지난 1월2일 “깨끗하고 투명한 시 행정에 앞장서기 위해 업무추진비(판공비) 내용을 매달 정기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며 “공개된 내용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낸 심시장의 판공비는 1억원으로 경기도내 31개 시장·군수중 가장 많았다.
수원시는 또 시장의 하루 일정 전체를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아껴쓴’ 판공비 7천3백만원 반납
김성기 대전 중구청정은 지난해 12월11일 2000년도 판공비 1억4천만원 중 50%인 7천3백만원을 자진반납하고 이 돈을 수해복구비 등에 사용하도록 2차 추경예산안을 편성해 구의회에 상정했다.
김 구청장은 “1원도 아끼는 절약 행정을 구정 제1의 목표로 삼고 있다”며 “불요불급한 예산 사용을 억제하는데 모범을 보이기 위해 판공비를 아껴 반납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최근 대전 참여연대가 발표한 올 상반기 (6월 말 현재) 기관장 판공비 정보공개 결과 대전과 충남지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가장 적은 판공비(1,834만원)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끈 바 있다.
◆금산군수, 직원 격려금 행방묘연
충남 금산군수의 경우 지난 4월15일 판공비에서 격려금으로 10개 읍·면장에게 210만원, 6월27일 10개 읍·면 직원에게 총 2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일부 읍·면장과 직원은 “면장이든 직원이든 올 들어 군수에게 돈을 받은 적은 없다”며 “더구나 10개 읍면이 격려금을 동시에 받은 일은 한번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격려금의 경우 큰 돈을 한꺼번에 빼낼 수 있을 뿐더러 내부직원에게 격려금을 줬다고 했을 때 ‘입 맞추기’가 편해 많이 쓰는 편법의 하나다.
금산군수의 격려금 지급비율은 올 상반기 전체 판공비의 40%에 달해 식대 등을 합하면 현금사용 비율이 절반을 훨씬 넘어 30% 한도에서 쓰도록 한 행정자치부 지침과 어긋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