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대 시·론

우리가 부패공화국의 국민이 된 이유

우리 국민은 일반적으로 자기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경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패나 뇌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더욱 그렇다. 물론 한국 공무원의 부패는 세계가 알아줄 정도이다.

국제투명기구(TI)가 공개한 99년도 부패지수에 의한 평가에 따르면 99개 대상국 가운데 부패정도가 50위라니 OECD국가로는 창피하기 짝이 없다. 또한 한국 공직자의 부패지수는 96년 5.2, 97년 4.29, 98년 4.2일로 계속 악화됐으며 99년에는 3.8로 전년도 보다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패지수는 ‘부패가 전혀 없을 때’를 10으로 하고 ‘부패가 만연된 상태’를 0으로 기준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점수가 높을수록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로 평가된다.

부정부패의 척결이라는 도식은 역대 정권이나 위정자가 내세워 온 단골식단이다. 그만큼 부정부패는 우리나라의 고질적이고 심각한 병폐이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의 국무총리가 물러나는가 하면 개혁을 하겠다고 통합한 통합농협의 대표이사 중의 하나가 퇴진하고 ‘로비의혹 파문’까지 잇따라 터질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순수와 도덕성이 덕목이어야 하는 시민 단체에서의 검은 거래가 드러날 정도이니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하나’ 탄식할 만도 하다. 어느 한곳도 오염되지 않은 곳이 없는 듯하니 말이다.

부정·부패에 관한 보도가 되면 우리 국민은 대다수 분개하거나 탄식을 한다. 그러나 탄식하는 자신들도 스스로 자문해 보아야 한다. 나는 한번도 그런 것에 연류된 적이 없는가? 과연 나는 떳떳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결국은 주는 자가 있으니 받는 자가 있고, 또 원하는 자가 있으니 제공하는 자가 있는 것이다. 입장만 바뀌면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우리국민의 정서인 것 같다. 우리 정서에 ‘촌지’라는 문화가 있다. 원래의 뜻은 매우 아름다움을 간직한 미풍양속이었을 것인데 이것이 결국은 우리 국민모두를 혼란에 빠뜨린 모양이다.

물론 지도자들도 모범이 되어야 하고, 솔선수범을 하여야 할 의무는 있다. 그러나 영향을 미치는 범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들도 또한 평범한 인간이고 국가를 이루는 하나의 개체일 뿐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들이 청렴하고 결백하기를 원한다면 우리 국민 각자도 청렴과 결백을 유지하여야 한다. 누가 저지른 것이든 잘못은 항상 잘못이라는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크고 작다는 상대적 비교는 있을지라도 진리에서 본다면 옳지 않다는 점에서는 같다.

흔히 우리는 범법을 행하면서도 남들과 정도를 비교하고 나만 손해를 볼 수 없다는 논리로 자신을 합리화 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유로 해서 우리사회는 자꾸 부정부패의 고리가 이어지면서 결국 우리는 부패공화국의 국민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부정부패의 해결책은 국민 스스로가 모두 부정부패의 당사자임을 시인하는 고통을 요구한다.

우리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질문하여 보자. 그리고 나서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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