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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으로 살아난 남매 - 김순덕(당진읍 운학리)

사진 속으로 추억 속으로

기적으로 살아난 남매 - 김순덕(당진읍 운학리)

운학리 · 2002년 5월 당진시대 게재

우리 세 식구가 꼭 부둥켜안고 자던 단칸방. 월 4만원씩 내고 살던 당진성당 밑 그 작은 사글세 집. 벌써 16년 전 일이라지만 마치 어제 겪은 것처럼 또렷이 떠오른다. 식당에 일을 나가던 나는 밤 12시가 다 되어야 집에 들어오곤 했다. 9살 은희와 6살 재욱의 새근새근 잠이 든 모습을 보면서 하루의 시름을 잊던 날들이었다.

그날도 역시 밤늦게 귀가한 나는 무심히 방문을 열었다. 방안엔 연탄까스 냄새가 가득했고 남매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성모병원으로 아이들을 업고 뛰었으나 정작 의사가 하는 말은 청천벽력이었다. 이미 가망이 없으니 큰 병원으로 옮기라는… 그러나 돈이 없어 큰 병원으로 옮길 수가 없었다. 지옥 같은 시간이 흘러갔다. 24시간만에 기적적으로 눈을 뜬 아이들. 엄마, 부르던 남매의 힘없는 목소리. 나도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침대 맡에 엎드려 한참동안 울었었다.

지금, 우리 큰딸은 KTF당진대리점에 다니고 있고 아들은 군인이 돼있다. 딸에게 카네이션을 받은 어버이날, 어쩌자고 그날이 생생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지는지...

김 순 덕 / 당진읍 운학리

© 당진시대 · 사진과 이야기는 주민이 들려준 것입니다. 원본 사진에는 워터마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