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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고비 넘겼던 백마고지”

사진 속으로 추억 속으로

“죽을 고비 넘겼던 백마고지”

2010년 3월 당진시대 게재

지난 6.25전쟁 때 참전용사였던 나는 1980년 당진군에 정착해 여든 살이 넘은 지금까지 신평 운정리에서 살고 있다.

#1

첫 번째 사진은 6.25전쟁 중이었던 1952년 찍은 사진이었다. 갑종장교학교를 졸업하고 군생활을 시작한 나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시절 갑종장교를 졸업하고 제9사단 중대 화기소대장으로 근무했었다. 두 번째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나다. 내 왼쪽 옆에 있는 사람이 당시 중대장이었다. 나는 1952년 백마고지 전투에서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다. 고지 탈환 전투 중 떨어진 수류탄에 나는 한쪽 눈을 잃고 식도가 잘린데다 상체 곳곳에 구멍이 뚫리는 중상을 입었다. 그때 나를 3명의 병사가 즉시 후송해 나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큰 부상으로 실명과 함께 식도가 절단돼 성대가 마비됐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살아있는 것이 감사할 일이다.

#2

두 번째 사진은 연도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약 20여년이 된 것 같다.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백마고지에서는 매년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제가 열리는데 이곳에 참여해 찍은 사진이다. 뒤에 보이는 비석에 당시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3

세 번째 사진은 지난 2001년 보훈문예물 참전수기 공모에서 우수상을 받은 후 시상식에서 가족들과 찍은 사진이다. 백마고지에서 목숨을 잃었던 이들에 대해 기술했던 수기로 우수상을 받았다. 1956년 군을 제대하고 예비군 중대장과 삽교천번영회 회장 등도 역임했고 지금은 게이트볼을 즐기는 평범한 노인이 되었다.

© 당진시대 · 사진과 이야기는 주민이 들려준 것입니다. 원본 사진에는 워터마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