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으로 추억 속으로
“남편이 지갑에 넣고 다녔던 내 사진”
엄격하고 반듯하신데다 부지런하셨던 아버님의 영향으로 나 역시 부지런함만큼은 누구 못지 않았었다. 덕분에 지금 돌이켜봐도 내 삶이 편한 삶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옛 사진들을 들춰보는데 기분이 묘하다.
#1
첫 번째 사진은 결혼할 때 찍은 사진으로 기억하는데 무척 잘 나왔다며 남편(손재동, 64)이 지갑에 넣고 다녔던 사진이다(웃음). 남편과는 34년 전에 합덕 원앙예식장에서 결혼했다. 당시 공무원은 그다지 선호하던 직업은 아니었는데 부모님도 고생할 거라고 말리셨었다. 그래도 남편을 믿고 따른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2
두 번째 사진에 있는 남자가 남편. 공무원이었던 남편은 38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뒤로 하고 지난 2004년 정년퇴임했다. 사진 속의 모습이 언제인지조차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장소는 추풍령이다. 남편의 젊은 모습을 보니 30여년은 된 것 같다.
#3
세 번째 사진은 연말 새마을지도자 대회에서 상을 받는 모습. 새마을 생활을 시작한 지 12년이다. 합덕읍 중동리 부녀회장을 지내다 합덕읍부녀회장을 5년째 맡고 있다. 새마을은 내게 참 많은 것을 주고 또 가르쳐주었다. 공동체 생활과 남을 돕는 즐거움, 그리고 일하는 기쁨까지.
남들보다 한발 먼저 일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보람찬 일인지 알게 됐다. 합덕읍내에서 조그마한 가게를 하는 나는 새마을 일이 있을 때마다 가게문을 닫고 나가야했는데 남편의 외조와 이해가 없었다면 가정도 원만히 이끌지 못했을 것이다.
남편은 늘 내게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염려해줬는데 이 대회에서 상을 받은 후에는 날 믿고 전적으로 지지해주었다. 더욱 고마운 것은 상을 받은 것이 내 힘만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장님과 지도자분을 나 몰래 상 받은 날 초대해 ‘아내를 잘 도와줘 고맙다’며 저녁을 대접한 것이다.
정리 김기연 기자
© 당진시대 · 사진과 이야기는 주민이 들려준 것입니다. 원본 사진에는 워터마크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