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으로 추억 속으로
“나보다 이쁜 남편 모습 아직도 생생”

#1
첫 번째 사진은 남편(김순기)과 결혼을 15일 앞두고 첫 만남 자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우리의 결혼은 양 가 어른들에 의해 정해진 상태였고 서로에 대해 아는 바도 없이 첫 만남을 가졌다. 당시 남편의 나이 24세, 내 나이가 22세였다.
당시 군인이었던 남편과 첫 만남 자리에서 자장면으로 식사를 하는데 한 젓가락도 쉽게 먹을 수 없었다. 당시에는 “여자가 남부끄럽게”라는 이유로 자장면이 입가에 묻지 않게 조심히 식사를 해야 했고 입도 크게 벌리지도 못했다. 이런 속사정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남편은 직접 자장면도 비벼주고 자신의 것도 내게 덜어줬던 기억이 난다.

#2
두 번째 사진은 남편과의 두 번째 만남인 결혼식에서 찍은 사진이다. 당시에는 당진에 예식장이 없어 집에서 초례를 지냈다. 석문면 교로리가 고향인 나는 남편의 본가인 시곡동으로 시집와 한평생을 같이 했다.
초례를 지내기 전 꽃단장을 마치고 방안에서 식이 진행되기를 기다리는데 문틈 사이로 남편이 두루마기를 입고 들어오는 모습이 얼마나 이뻤는지 모른다. 남편은 결혼해 살며 특별한 일을 제외하고는 어디를 가든 나와 함께 했다. 비록 17년 전에 나를 두고 하늘로 먼저 떠나버렸지만 지금도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고마움과 사랑, 그리움에 가슴이 아리다.

#3
세 번째 사진은 막내아들(김남정)이 계성초등학교를 졸업하던 당시의 사진이다. 지금은 예산군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37세가 됐다.
2010년에는 내가 대장암 2기 판정을 받았었다. 자식들이 장성했음에도 부모 된 사람으로서 걱정만 앞섰다. 내 인생은 거기서 끝인 줄 알았지만 아직까지 살아가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4
네 번재 사진은 20년 전 남편의 환갑 때 찍은 사진이다. 우리 부부의 손에 이끌려 사진을 찍고 있는 아이가 장손(김영래)이다. 호서고를 졸업해 고려대 법대에 진학한 장한 내 손자다. 벌써 23세가 되어 당진등기소에서 군복무를 하고있다. 장한 손자 생각만 하면 언제든 신이 난다.
© 당진시대 · 사진과 이야기는 주민이 들려준 것입니다. 원본 사진에는 워터마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