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에서 근무함에도 거주하지 않는 큰 이유로 ‘정주생활 여건 부족’이 꼽혔다.

당진시가 세한대학교 당진캠퍼스 산학협력단과 함께 ‘당진시 정주생활환경분석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당진에 직장이 있으나 거주하지 않는 이유를 파악해 인구정책에 활용하고자 진행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동안 다른 지역에 거주하면서 당진에서 일하는 근로자 261명과 지역에 거주하는 근로자 672명 등 총 93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933명 중 가장 많이 차지한 거주 형태는 본인은 당진에서 살지만 가족 구성원은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가구가 49.1%(458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당진에 혼자 거주하는 1인 가구가 19.4%(181명), 가족구성원 모두나 일부가 당진에 거주하는 비율이 16.2%(151명), 가족구성원 모두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비율이 13.5%(126명) 순으로 나타났다. 당진에서 일하면서 다른 지역에 혼자 거주하는 비율도 1.8%(17명)로 집계됐다.

매일 당진 오가는 비율도 높아

당진에서 일하지만, 이곳에서 거주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향후 거주할 의향이 없다’(50.4%)고 답했다. 나머지 각 25%는 거주할 의향이 있거나 이 사안에 대해 고려해보지 않았다는 답변이었다.

이들 중에는 ‘매일’ 당진에서 타 지역을 오가는 비율이 59%에 달했다. 그다음으로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주 1회 주말에만 이동하는 비율이 27.2%, 평일에 주 1회 이동하는 비율이 6.9% 순으로 나타났다. 당진에서 일을 하지만, 정주하지 않고 퇴근하거나 주말에는 타 지역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이는 소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보통 거주하는 지역에서 소비했으며(73.9%), 당진에서는 소비한다는 비율은 16.1%에 그쳤다. 그 외 지역도 10%로 집계됐다.

거주지와 비교했을 때 ‘거주환경’ 만족도 낮아

당진에서 거주하지 않는 이유로는 ‘정주생활환경’이 부족하다는 점이 55.8%로 가장 크게 작용했다. 다음이 전입으로 인한 자녀 교육환경의 변화(18.1%)였으며, 가족이나 지인이 없는 것(10.8%)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상속, 주택, 혼인, 대출 등 법적인 이해관계나 가족 돌봄(노부모 부양, 가족 병간호 등)은 당진에 거주하지 않는 이유에 큰 순위를 차지하지 않았다.

이들에게 현재 거주하는 지역과 비교했을 때 당진이 부족한 점을 물었다. 이 가운데 41.8%가 ‘교육 여건’이라고 뽑았으며 그 외에 △문화·여가 △주택 △기초생활 △교통 순으로 나타났다. 교통시설이나 노약자 복지, 생활안전 분야는 상대적으로 낮은 우위에 속했다.

당진에서 살면서도

‘계속 살 생각 없다’…23.2%

당진에서 일하면서 이곳에서 거주하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계속 거주할 의향이 있냐는 답변에 76.8%(516명)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23.2%(156명)은 ‘없다’고 말해 떠나는 이들이 정주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당진에 거주하는 사람 중에서도 연령대 별로 만족도가 달리 나타났다. 60대 이상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지만, 30대는 낮았다. 30대는 특히 교통과 교육, 환경, 의료 서비스, 보육 복지 등에서 낮은 만족을 보였다. 주로 출산과 육아를 하는 세대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소아 의료, 교육, 보육 등의 문제에 부딪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감기 등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소아과를 이용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거나,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예약하려고 해도 1~2분도 안 돼 마감되는 등의 어려움이 매년 토로되고 있다.

“교통 및 응급 의료 취약”

설문 대상자 의견에 따르면, 대중교통 분야에서 시내버스 노선과 배차 간격에 어려움을 비롯해 응급 의료 시설 미흡과 초등학교 과밀화 및 부족, 가로등 설치,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의 규모 있는 쇼핑센터가 부족하다는 점이 당진에서 정주하기 어려운 점으로 응답됐다.

한 응답자는 “당진에서 애들이 아프면 서산에 있는 의료원의 소아 응급실에 간다”며 “응급의료 비용이 저렴하고 늦게까지 아이 대상으로 친절하고 빠르게 진료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산이 아니면 오후 11시까지 하는 평택의 소아병원에 간다”고 말했다. 또한 안전 문제에 대한 응답 중에는 “밤만 되면 가로등이 없는 당진시는 암흑천지”라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세한대학교 산학협력팀은 “30~40대의 거주 만족도에서 낮은 요인은 교육과 교통, 의료서비스, 보육복지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또한 가족 구성원이 모두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경우 교육이나 교통, 의료서비스, 보육복지를 정주생활요인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분석되는 바, 이 요인을 개선하면 당진지역으로 전입시킬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단계적 접근을 요구했다. 단계적 접근에는 단기 정책으로 △소아 응급의료 체계 구축 △초등학교 과밀학급 △생활안전에 대한 가로등 설치, 중기 정책으로는 △도로교통체계 개선 △시내권 중·고등학교 설립, 장기정책으로는 △의료체계 개선 △문화여건 등의 테마공원 조성 등이다.

한수미 기자 d9111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