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LNG생산기지 준설토를 활용, 항만친수공간을 조성하는 것과 관련해 매립지 소유권 문제가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당진시는 지난 3일 한국가스공사와 당진시 간의 지분을 99:1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나, 당진시의회와 시민사회에서는 당초 계획대로 당진시가 매립지 조성 비용을 부담하고 당진시 소유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LNG기지 항로 준설토 활용
한국가스공사는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약 89만㎡ 부지에 △27만㎘급 저장탱크 10기 △기화송출설비 △27만 톤급 대형선박 접안설비 △LNG 벙커링 설비 등을 갖춘 당진LNG생산기지를 조성하고 있다.
LNG기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형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항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15m 깊이의 항로 준설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발생한 준설토를 당초에는 평택당진항 서부두 매립 예정지에 투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2월 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에서 당진시가 패소해 서부두 내항 일대가 평택시 관할이 되면서, 당진에서 발생한 준설토를 평택땅 확장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지역여론이 확산됐다. <본지 제1355호 “당진흙 퍼다 평택 줄 수 없다” 기사 참조>
복운리 앞바다에 준설토 매립키로
이에 어기구 국회의원과 당진시는 음섬포구 인근 송악읍 복운리 앞바다에 준설토를 투기, 약 12만 평을 매립하고 이곳에 레저·문화·상업시설을 갖춘 항만친수공간을 조성을 계획했다. 2020년 12월 제4차 전국항만기본계획에 39만8000㎡(약 12만 평) 규모의 당진항만친수시설이 반영됐으며, 2021년 9월 당진시에서는 당진시의회에 ‘당진항만친수시설 채무부담 협약 체결 동의안’을 제출해 당진시의회에서 원안 의결했다. 해당 동의안에는 준설토 투기장(매립지) 조성을 위해 4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당진시가 10년에 걸쳐 매립 사업자인 한국가스공사에 채무를 갚아나가는 방식으로 해당 매립지를 시유지화 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민선8기에 들어서 최근 당진시는 막대한 예산 부담을 이유로 매립지 조성에 지분 1%만 참여하고 당진LNG기지 조성 주체인 한국가스공사가 99%의 지분을 갖는 것으로 변경하는 협약을 추진, 지난 3일 한국가스공사와 ‘당진LNG기지 준설토 적정 처리 및 당진항 친수시설 조기 조성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본지 제1444호 ‘음섬포구 12만 평 가스공사 땅 되나’ 기사 참조>
당진시-가스공사 지분 99:1 협약 체결
이날 당진시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당진시와 한국가스공사는 당진항과 도시기능을 연계한 친수 기능 확충의 일환으로 송악읍과 신평면 유휴 갯벌에 항만 친수시설 부지조성 공동시행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협약 내용으로 “10년마다 수립하는 해양수산부의 항만법 최상위 계획인 제4차 전국무역항기본계획에 고시된 당진항만친수시설을 조성함에 있어 한국가스공사의 당진LNG기지 공사로 발생하는 항로 준설토를 이용해 매립하는 등 사업 기간과 사업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진시 단독으로 항만친수시설 매립을 진행할 경우의 추산비용이 1396억 원이지만,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가스공사와 부지조성을 함께 시행함으로써 당진시가 부담할 금액은 약 5억여 원 정도로 줄어 약 139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당진시 항만수산과에 따르면 “매립지 호안 조성에 약 500억 원이 투입되고, 당진시가 이 중 5억 원을 부담하므로 한국가스공사와 당진시의 지분이 99:1인 것은 맞다”며 “다만 추산비용은 매립시 필요한 흙을 육상에서 공수해 매립지를 조성했을 경우 800억 원 이상 추가로 필요한 것까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소유권 두고 우려의 목소리
매립지 소유권 취득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공유수면관리법 제46조에는 매립지 소유권은 매립공사에 투입한 총사업비에 상응하는 매립토지를 매립면허취득자가 소유하도록 명시돼 있다. 따라서 이번 협약대로 당진LNG기지 항로 준설토를 복운리 앞바다에 매립해 매립지를 만들 경우 이곳 소유권의 99%는 한국가스공사가 갖게 되는 것이다. (총사업비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해양수산부 소유)
당진시는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해양수산부로부터 항만친수시설 조성을 조건으로 매립면허 승인을 얻어, 매립 이후 목적에 위배될 수 있는 우려를 차단하는 등 사업 추진에 만전을 다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매립지 소유권 문제를 두고, 음섬포구 인근 당진항만친수시설 조성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던 어기구 국회의원과 당진시의회, 그리고 시민사회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각계 의견]
어기구 국회의원
“죽 쒀서 개 주는 꼴”
“음섬포구 인근 복운리 앞바다는 서해대교가 보이는 풍경에 송악IC 인근으로 당진에서 가장 금싸라기가 될 수 있는 땅이다. 호안 쌓는 비용만 당진시가 부담하면 항로 준설토를 활용해 당진시 소유 매립지를 얻을 수 있는데, 해양수산부를 쫒아다니며 어렵게 만든 기회를 져버리고 한국가스공사에 매립지 소유권을 주겠다고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해수부에서 단 1만 평도 매립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걸 어렵게 12만 평 매립허가를 받아냈고, 한국전력과도 이 일대 송전선로는 모두 지중화 하기로 협의를 마쳤는데 죽 쒀서 개 주는 꼴이다.”
윤명수 당진시의회 당진항발전특별위원장
“의원 설득할 땐 언제고 맘대로 계획 변경”
“2021년 9월 당진시가 동의안을 제출할 당시, 담당 국장과 과장 등 공무원들은 시의원들에게 이 땅이 수 조 원의 가치가 있을 땅이라며 매립지를 시유지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반대 의견을 설득해가며 어렵게 동의안 가결을 이끌어냈는데, 지금까지 의회에 보고 또는 협의 없이 이 땅을 한국가스공사에 주겠다고 한다.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동의한 이 사안을 소통 없이 강행하는 것에 대한 파장과 책임은 당진시가 감당해야 할 것이다.”
박영규 전 충남도계 및 당진땅 수호 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공론화 통해 충분한 정보 제공 필요”
“지금까지 나온 정보만으로는 사안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해당 매립지가 얼마나 가치 있을 땅인지, 어떻게 활용될 예정인지, 예산은 얼마가 필요하고 당진시의 재정적 부담은 어떠한지, 법적인 문제는 없는지 검토해야 할 것이 많다. 그리고 당진시가 추진하려는 사안에 대해 시의회와 시민사회를 설득하는 소통의 자리가 필요하다. 당진시는 토론회나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
유재웅 (재)송악읍개발위원회 이사장
“복운리 앞바다 매립…당진땅이어야”
“송악읍 복운리 앞바다를 메꿔서 만들 매립지는 당연히 당진땅이어야 한다. 이 귀한 땅을 한국가스공사에 줄 수 없다. 당진시가 갑작스럽게 계획을 변경하려는 것에 대해 적어도 당진시의회와 지역 주민대표들에게는 알리고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무 소통도 없고 지역사회 공감대도 없이 추진하려는 것에 반대한다.”
기호연 당진시 항만수산과 항만정책팀장
“당진시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최선”
“기획예산담당관 등 관계 부서에 절차를 확인한 결과, 한국가스공사와 이번 협약이 의회 동의 사안은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 해당 매립지는 국가계획에 ‘항만친수시설’로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공유수면관리법과 항만법상 준공검사일로부터 10년 이내에 매립목적을 변경할 수 없다. 준공 후 10년이 지난 뒤 매립목적을 변경코자 할 경우에도 중앙항만정책심의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는 등 매립지 용도를 바꾸는 게 쉽지 않다. 당진시에 최대한 도움 되는 방향으로 최선 다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