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까머리에 코 묻은 소년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때의 마음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당시의 추억을 되살려 내경국민학교 20회 동문회가 특별한 행사를 지난 1일 마련했다.

내경국민학교는 지난 1944년에 우강초 분교로 개교했다. 하지만 점차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결국 2007년 폐교됐다. 그 후 지금까지 우강농협 육묘장으로 활용돼왔다. 한때 아이들이 뛰어 노는 소리로 가득 찼던 내경초등학교가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예정이다. 학교가 곧 철거된다는 소식을 들은 내경국민학교 20회 졸업생들이 올해 교정에서 모였다. 올해는 이들이 입학한지 딱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반갑다 친구야”

전국 각지에서 사는 55명의 동문이 학교에 모였다. 당시 한 반에 60~70명 정도로, 두 반이 있었다고 한다. 그중에서 13명은 일찍이 세상을 떠났다. 이날 내경초등학교에 모인 동문들은 함께 식사를 나눴다. 그리고 알차게 꾸려진 1부부터 3부까지의 행사에 참여하며 옛 추억에 흠뻑 젖어들었다.

1부 기념식에서 추억 영상이 스크린을 통해 비쳤다. 60년 가까이 지난 세월인데도 불구하고 동문들은 보자마자 마치 어제인 것처럼 영상에 담긴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또 아무리 그때 어렸을지라도 잊히지 않은 선생님을 보고 반가워했다. 교실의 모습이 나오자, 난로에 올려 먹던 뜨겁던 도시락이 떠오르고, 단체사진 속 떠났던 소풍 장소도 또렷하게 기억으로 살아났다.

영상이 끝나자 추억이 남긴 아쉬움이 올라온 듯 일부 동문은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감개무량하다”, “눈물이 나려고 한다”, “우리 너무 늙었다”, “왜 벌써 영상이 끝났나”라는 말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학생 수 줄어들어 아쉬워”

이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전광호 전 회장에 대한 감사패 전달의 시간과 케이크 커팅식이 진행됐다. 또한 우강에 살고있는 유광호 사진 작가를 초청해 사진으로 담은 고향의 모습을 함께 관람하기도 했다. 고향이지만 떠난 이들을 위해, 고향은 아니지만 이곳에 남은 유광호 작가가 우강이 처한 문제들과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보여줬다. 소들섬에 꽂힌 철탑을 보며 아쉬움의 긴 한숨을 내쉬기도 하고 드넓게 펼쳐진 평야를 보며 “저런 곳이 고향에 있었는지 몰랐다”면서 새로운 고향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

또한 내경1리 주민이면서 내경국민학교를 졸업한 이남일 이장이 동문들을 환영했다. 이남일 이장은 “내경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마을을 떠나지 않고 있다”며 “내경리에는 청헌 손석윤 선생이 떠나기 전 남긴 재산으로 만든 청헌장학회가 아직도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학교가 폐교돼, 이 근방의 학생들이 다른 학교에서 졸업할 때마다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학생 수가 줄어 너무 아쉽고 동문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함께 부른 교가”

“동녘 하늘 우뚝 솟은 차령은 뻗고, 구~비쳐 감~도는 아산만은 흐르네. 소들강문 한~복판 넓은 이 터에 길이 닦고 빛내리 우리 내경학교”

폐교한 내경국민학교 교실에서 교가가 흘러 나왔다.

이 교가는 오늘 만난 20회 동문들이 졸업하기 직전에 만들어졌다. 많이 불러볼 기회 없이 졸업한 내 학교의 교가가 조성관 전 회장의 편곡으로 다시 살아났다. 교가 속 가사처럼 길이 닦을 수는 없었지만 동문들의 학교 사랑, 동문 사랑은 여전히 이곳에 남아 있다.

교가를 함께 부른 뒤에는 동문인 임영국 씨와 그의 딸 임정현 씨의 부녀 공연이 진행됐다. 아버지 임영국 씨는 색소폰을, 딸 임정현 씨는 대금을 연주하며 하모니를 이뤘다. 이 행사를 마친 뒤에는 운동장으로 나가 명랑운동회를 즐겼으며, 마지막으로는 노래자랑의 시간으로 하루를 가득 채웠다.

※이 기사와 관련한 영상을 유튜브 ‘당진방송’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