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소에 잘 아팠어요. 매년 대상포진에 걸리곤 했는데 이 일을 시작한 뒤로는 한 번도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일, 즐거운 일을 하니까 몸도 아프지 않은 것 같아요!”

“야쿠르트 마시며 건강 회복”

인천 출신의 허순영 매니저는 당진출신 남자를 만나 인천에서 가정을 꾸렸다 . 남편 직장 때문에 그는 15 년 전 자녀들과 함께 인천에서 당진으로 내려왔다 . 대도시에 살던 허 매니저가 본 당진은 지금보다 더 개발이 안 됐단다 . 허 매니저는 “ 당시에는 푸르지오 아파트도 없었다 ” 면서 “ 개발이 안 돼 주변은 논과 밭 , 산이었고 해가 지면 주위는 깜깜하고 암흑천지였다 ” 고 회상했다 . 이어 “ 초기에는 우울증에도 걸렸다 ” 면서 “ 그러다 엄마순찰대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났고 또래 엄마들을 만나면서 지역에 정착해갔다 ” 고 말했다 .

옷가게 , 마트 점원으로 일하면서 건강 상태가 안 좋아져 2017~2018 년 즈음에 병원에 입원했다 . 간 수치도 높아졌고 소화불량 , 역류성 식도염 증상 등이 나타났고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 한동안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만난 것이 hy( 옛 한국야쿠르트 ) 였다 .

허 매니저는 의사의 권유로 제품을 꾸준히 챙겨 먹으면서 판매원과 친해졌다 . 특히 프레시 매니저들이 타고 다니는 냉장전동카트가 흥미롭게 다가왔다고 . 허 매니저는 “ 사람들을 만나고 , 카트를 타고 사방팔방 다니는 모습이 재밌어 보였다 ” 면서 “ 관심을 가지면서 2019 년 12 월 매니저 일을 시작하게 됐다 ” 고 말했다 .

손때 묻은 버스 시간표

그러나 코로나 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환경이 일하기가 정말 어려워졌다 . 허 매니저는 “ 구터미널 정류장 부근을 맡게 됐는데 코로나 19 로 거리를 다니는 유동인구가 없었다 ” 면서 “ 결국 일을 쉬었다가 2021 년 4 월에 재입사했다 ” 고 덧붙였다 .

허 매니저의 하루는 아침 일찍부터 시작한다 . 배달 손님이 있어서 오전 배달을 하는데 , 이전에는 새벽 배달도 있어서 오전 2~3 시쯤이면 일을 시작했다고 . 배달을 끝마치면 오전 9 시 30 분에서 오후 4 시 30 분까지 구터미널 롯데리아 맞은편 농협 앞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 이후엔 약 1 시간 정도 구터미널 원도심을 순회하며 상인들에게 제품을 판매한다 . 이것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반복한다 . 일요일 하루 쉬는데 , 장날이 서는 날이면 출근한다고 .

허 매니저는 “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게 좋다 ” 면서 “ 다른 사람들은 잠든 조용한 거리를 달리는 그 순간이 좋고 , 아침 일찍 당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누구보다 먼저 알 수 있어 좋다 ” 고 말했다 .

그의 전동카트 위에는 손때 묻은 한 물건이 자리하고 있다 . 제품에 대한 간략한 내용이 담긴 홍보 책자인데 책자 안에는 버스 시간표가 있다 . 허 매니저는 “‘ 버스 아직 안 갔냐 ’ 며 물어보는 손님도 있고 , 고객이 버스를 놓치지 않도록 버스시간표를 프린트해 만들었다 ” 고 말했다 . 그는 “ 게다가 원래 버스가 2 자리 숫자였는데 작년에 3 자리 숫자로 바뀌면서 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이 그대로 버스를 놓치는 일이 많았다 ” 면서 “ 버스가 오면 어르신에게 알려드리기도 한다 ” 고 덧붙였다 .

SNS 활동으로 코로나 19 극복

한편 2021 년 그가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제품을 알리고 판매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 SNS 가 돌파구가 됐다 . 허 매니저는 인스타그램에 매일매일 일하는 일상 모습을 올리기 시작했다 . 매일같이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이제는 인스타그램으로 전국에서 택배 주문이 들어온다고 . hy 회사에서도 그의 이러한 활동에 주목해 얼마 전 사보 촬영도 했단다 .

허순영 매니저가 직접 만든 야쿠르트 키링
허순영 매니저가 직접 만든 야쿠르트 키링

고객에게 다가가는 그만의 영업전략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 언제나 미소와 친절함을 잃지 않았다 . 야쿠르트 병으로 키링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선물로 제공했다 . 손수 야쿠르트병을 세척하고 물에 끓여 병마다 얼굴 표정을 그려 넣었고 , ‘ 괜찮아 ’, ‘ 멋있어 ’, ‘ 사랑해 ’ 등의 따듯한 응원 문구를 적었다 . 이 키링에 반해 일부러 고객이 찾아오고 , 몇십 개의 야쿠르트 키링을 만들어달라며 요청받기도 했다고 . 매번 제품을 구매해주는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어버이날 이벤트도 진행해왔다 . 올해는 평소 사람들이 버스카드를 잘 잃어버리는 것에 착안해 버스카드 뜨개 지갑을 선물로 드리기도 했다 .

허 매니저의 노력에 매출도 자연스레 상승했다 . 입사할 적에 그는 한 달 매출 500 만 원을 목표했고 , 1 년 반이 지나서 달성했다 . 그다음에는 700 만 원을 목표했고 지난 3 월 매출 740 만 원을 기록하면서 목표를 이뤘다 . 허 매니저는 “ 다음은 월 매출 1000 만 원을 목표하고 있다 ” 며 “ 내년이면 목표한 바를 이룰 것 같다 ” 고 덧붙였다 .

허순영 매니저가 버스 시간을 묻는 고객을 위해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고 있다.
허순영 매니저가 버스 시간을 묻는 고객을 위해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고 있다.

“ 사람들의 인식 변화 큰 기쁨 ”

매출도 매출이지만 무엇보다 그는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어서 좋았단다 . 허 매니저는 “ 일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사람들이 젊은 사람이 일을 얼마나 하겠느냐며 또 바뀌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 면서 “ 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고객들이 제 진심을 알아봐줬고 마음의 문을 열었다 ” 고 말했다 . 이어 “ 현재는 단골손님도 많고 , 내가 끼니를 챙기지 못할까 봐 근처 식당에 식사를 주문해놓기도 하고 , 간식거리 등을 선물하시곤 한다 ” 고 전했다 .

“ 오랫동안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 버스 기다리면서 손님들과 많이 이야기를 나눠요 . 이제는 집에 밥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알 정도죠 . 그동안 매번 뵈었던 어르신 몇 분을 최근 못 보고 있어요 . 병원에 입원하신 거죠 . 어르신도 건강하시고 , 다른 사람들도 건강을 잘 챙겨서 오래오래 봤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