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최소한의 조형 재료로 동굴 벽화를 표현한 정세훈 작가의 전시 <오래된 정원 Harmony>가 지난 1일 부터 오는 30일까지 순성미술관(관장 이병수)에서 이어지고 있다.

정세훈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이질감과 함께 친근함이 느껴진다. 전시의 주제처럼 그는 하모니, 즉 조화를 담았다. 닥종이를 풀로 만들어 동굴 혹은 퇴적층처럼 표현했다. 같은 소재, 같은 주제를 담고 있지만, 작품마다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동굴, 태초의 원시를 표현한 작품 뒤로 배경이 되는 것은 반듯한 줄이 그어져 있는 모자이크다. 정 작가는 “현재의 기계적인 느낌과 퇴적 층이 쌓인 동굴 벽화를 표현한 원시를 동시에 표현한 것”이라며 “이것도 결국 하모니”라고 덧붙였다.

정 작가의 작품 속에는 그의 작품 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 유년의 시절도 담겼다. 그는 “아버 지 고향이 아산시 인주면에 있는 공세리성당” 이라며 “그때 공세리 성당 부근까지 바다가 있었고, 갯벌에 조개인 백합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놀다가 보면 발에 백합이 걸리던 게 기억이 난다”며 “그 기억으로 작품에 조개가 많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또한 곳곳에 무당벌레 등 곤충이 숨겨져 있다. 그는 이를 통해 생명을 말하고자 했다. 정 작가는 “동굴, 퇴적층만 이 아닌 그 안에 생명이 살아 있다 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 대한 평론으로 딸 정예원 씨는 “산을 좋아하던 작가 의 예술적 대상은 늘 자연이었다” 며 “현재와 과거, 좌와 우, 보수와 진보, 종교적 성향 등으로 분열되는 현 대인의 삶에 비해 자연은 다양한 식 물, 동물, 종들이 서로 어우러져서 자신을 드러냄에 거리낌이 없다”고 평론했다. 이어 “자연의 치열하면서 도 평온한 조화로운 삶은 작가를 매 료시켰고, 작가의 예술 속에서 가슴 따뜻한 자연의 숭고함을 전달했다” 고 덧붙였다.

한편 정세훈 작가는 현재 천안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홍익대 미술대 학원 회화과를 졸업하고 그동안 다 양한 개인전과 단체전 등을 이어왔 다. 홍익대와 단국대, 강원도립대 겸 임 교수를 맡으며 후학을 양성해 왔 다.

한편 이 사업은 당진문화재단의 전시공간활성화 사업 일환으로 진 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