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펼쳐든 그는 감탄을 연발한다.

신문사에 대한 칭찬인가 싶어 순간 흐뭇해진 기자. 그러나 정작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고 있는 것은 신문 지면속 사람들이다.

“어쩌면 이렇게 똑 부러지게 말을 잘하는지. 저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이렇게는 말 못해요. 농사짓는 사람들이지만 보통 똑똑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평소 형 아우하며 친분을 쌓은 사람들이 대거 등장(?)한 지난호 신문의 농업관련 특집기사를 읽으며 반가움과 동시에 그들의 분노를 함께 했다는 동부파출소 류용길(52세)소장. 가을비가 을씨년스럽게 흩뿌리던 날, 마침 쉬는 날이라 시간이 난다는 그를 파출소에서 만났다.

“쉬는 날이라도 파출소에 나와야 안심이 되요. 놀고 있으며 기분이 이상해져 오히려 불편합니다.”

방금 전까지 남산공원을 한바퀴 돌아보고 왔다는 류용길 소장은 잠바 소매에 묻은 물기를 툭툭 털며 사람좋은 웃음을 지어보인다.

고향인 당진에서 26년째 생활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8개면 파출소 소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이곳으로 발령받았다.

매일 아침 7시40분까지 출근해서 밤 11시께 퇴근을 하고, 그나마 한달에 8번 있는 쉬는 날도 지키지 못할 때가 태반이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처럼 쉼에 대한 집착은 없다.

“경찰직이 천직이라 당연한 것”이고 “현장을 지키지 않는 경찰은 경찰일 수 없다”라고 말한다.

류 소장은 지역에 산재한 현안들 중에서도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을 제일로 꼽는다. 동부파출소로 부임한 이후 손수 작성한 서류라며 조심스레 보여주는 노란 서류철에는 빼곡히 학생 이름이 적혀있다. 모두 류 소장이 밤 순찰을 돌며 만난 청소년들이다.

“매번 비슷한 장소에서 밤 늦도록 유흥가 주변을 맴도는 청소년들이에요. 그들이 나쁜 것은 아니에요. 제대로 된 놀이공간을 마련해 주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이죠.”

타이르기도 하고 때로는 다그치기도 해본 류용길 소장은, 그러나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에 부닥쳐서는 무기력함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지역민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따라줘야 한다는 것. 특히나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일에 언론이 앞장서 줬으면 합니다. 10년, 20년후 당진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입니다. 청소년들을 바른길로 인도하는 일이 곧 당진지역의 발전을 위하는 길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