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농번기를 앞두고 몽골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29명이 입국해 당진에 왔다. 대호지농협을 통해 당진시 곳곳으로 배치돼 부족한 농촌 일손을 돕고 있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최근 자발적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펼쳐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주민들 없는 새 깔끔하게 청소
대호지농협(조합장 남기찬)에 따르면 몽골에서 온 외국인 계절근로자 29명(남 19명 · 여 10명)이 대호지면 조금리에서 단기 거주하고 있다. 비가 내렸던 지난 11일에는 남성 19명만 농업 현장에 투입되고, 여성 10명은 일이 없어 쉬고 있었다. 때마침 조금리(이장 신익순) 주민들이 다함께 여행을 떠난 날이라 마을은 여성 계절근로자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이들은 주민들이 없는 사이 자발적으로 조금리 잔치관 앞부터 복지관까지 조금천 2km 구간 환경정화활동에 나섰다. 수질이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개천 안까지 들어가 쓰레기를 수거했다. 플라스틱병과 물에 젖은 비닐 등 언제 버려졌는지 모를 오래된 쓰레기들이 트럭 한 차 가득 실렸다.
당시 현장에 나왔던 대호지농협 남미현 상무는 “장화를 신고 물에 들어가 몸을 사리지 않고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며 “지역을 위해 나서준 몽골 근로자들에게 무척 감사했다”고 말했다.
여행에서 돌아와 깨끗하게 정리된 마을의 모습을 본 주민들은 계절근로자들이 고맙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했다. 이에 신익순 이장은 고마움의 표시로 이들을 위해 30만 원을 전달했다고.
조금리 주민들의 따뜻한 인심
몽골 계절근로자들이 이렇게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에 선뜻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지내고 있는 조금리 주민들의 따뜻한 인심 덕분이다. 지난해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서로 낯설어 멀리한 적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은 마음을 열고 이역만리 타국에서 일하러 이곳까지 온 계절근로자들을 따뜻하게 품어줬다.
불과 3~6개월 가량 사는 단기 근로자들이지만 그 사이 정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올해 입국한 계절근로자 29명 중 17명이 작년에 왔던 사람들로, 올해 또다시 당진을 찾은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12명의 신입들에게 좋은 선배가 되어주고 있다.
남기찬 대호지농협 조합장은 이들과 함께 부대끼며 지내는 주민과, 이들을 관리하는 농협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이 있다. 1960~1980년대 우리나라 국민들이 파독광부로, 파독간호사로, 또 중동 건설노동자로 일하며 우리나라 경제를 일군 역군이었던 것을 생각해, 우리도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를 누구보다도 따뜻하게 대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남 조합장의 마음에 호응하듯 일부 주민들은 계절근로자에게 아침밥을 해서 먹일 정도로 정을 나누며 지내고 있고, 농협 직원들 또한 이들이 어려움에 처했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혹은 필요로 하는 것이 있을 때면 밤낮 없이 발벗고 나서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이인우 대호지농협 상무는 “시골의 작은 농협의 부족한 인력이지만 계절근로자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느낀 계절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을 위한 봉사에 나서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사업 초기에는 일부 제기됐던 민원이나 마찰·불만이 지금은 단 한 건도 없다”며 “주민들도 계절근로자를 우리의 이웃이자 일손을 돕는 고마운 동료로 생각해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계절근로자도 우리의 이웃”
한편 외국인 계절근로자 기숙사 건립과 관련해서도 대호지면 조금리에서는 모든 주민들이 동의한 상태다. 당진시내와 합덕 등 외국인들이 거주하는 일부 지역에서 원룸촌 쓰레기 불법 투기 등의 문제로 외국인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가운데, 대호지면의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인우 상무는 “당진시의 많은 관심과 지원으로 대호지농협이 사업을 수행하며 지역 농민들에게 농촌 일손을 제공할 수 있어 뿌듯하게 생각한다”면서 “계절근로자에 대한 많은 농가의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 외국인 계절근로자 신청: 041-350-7925 (당진시 모든 읍·면·동 농가 신청 가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