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성모병원 전경
당진성모병원 전경

지역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보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당진성모병원의 수청동 이전이 언제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성모병원 설립 70주년을 맞는 2023년에 병원 신축을 완료해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건설경기 위축과 금리 인상, 의료진 확보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당진시와 협약을 체결한지 4년이 지나도록 한 삽도 뜨지 못한 채 답보 상태에 놓였다.

진료과목 늘리고 병상 확대 약속했지만…

열악한 지역의 의료 환경은 시민들이 당진을 떠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면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우선순위로 의료 환경 개선이 강조돼왔다. 이에 지난 2020년 7월 당진시와 천주교 대전교구는 성모병원 신축 이전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당시 협약을 통해 천주교 대전교구는 수청1지구 도시개발사업 지구 내 3000평 부지에 당진성모병원을 신축하면서 소아·청소년을 위한 전문 치료센터와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이후 2022년 12월 천주교 대전교구와 당진시가 현 당진성모병원 부지 매입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감정평가액 56억 원에 당진시에 현 병원 부지를 매각했다. 이어 62억 원을 들여 이전 부지인 수청동 토지를 매입했다.

당진성모병원은 현재 5개 진료과목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수청동으로 이전할 경우 진료과목을 9개(△내과 △정형외과 △외과 △신경외과 △신경과 △영상의학과 △소아과 △가정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로 확대하고, 병상 또한 현재 52개에서 200병상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이밖에 어린이전문치료센터, 건강검진센터, 호스피스전문병원을 운영해 당진지역의 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 및 인구 유출의 주요 원인인 의료 문제를 일부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건설경기 침체에 고금리까지 ‘악재’

그러나 개원 목표였던 2023년이 지나고 현재까지 착공도 못한 상태에 놓이자 지역에서는 당진성모병원 이전이 무산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올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오성환 당진시장은 “당진성모병원과 당진시가 이미 협약을 체결했고, 당진시와 성모병원이 각각 50억 원 이상을 이미 투자해 토지를 마련했으므로 당연히 병원 이전은 추진된다”며 “그러나 이전 비용이 크기 때문에 교구의 지원이 필요하고 자금 문제가 있어 시기가 늦어질 뿐, 국민들에게 의료적 혜택을 베풀고자 설립한 성모병원의 종교적 이념에 따라 반드시 병원을 추진하겠다고 병원장이 약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성모병원 이전에 관한 새로운 소식은 전무한 상태다. 백종관 당진성모병원 원장신부는 “교구에서도 고민이 많다”며 “시민들을 위해 이전을 계획했지만, 협약 체결 당시와 달리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금리 인상과 의료진 수급 등의 문제가 겹쳐서 시기를 조절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당진시가 새로운 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기업과 협의 중이라는 소식도 있는데, 당진성모병원 입장에서는 (사업성에) 위험요소 중 하나여서 고심이 크다”고 덧붙였다.

천주교 내부에서도 사업 추진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약 당시보다 급격한 자재비 상승과 고금리 추세에 천주교 측의 부담이 상당히 커졌기 때문이다. 백종관 원장신부는 “성모병원의 종교적 의료 지원 역할과 현실적인 경영상의 어려움이 대립하고 있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배제한 채 무작정 성모병원 이전을 추진할 경우 교구의 존폐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의료 인프라 부족에 대한 시민들의 호소와 당진시의 확고한 의지가 있기에 교구에서도 논의를 통해 좋은 결과로 이어지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오성환 당진시장은 “신년 기자회견 후 주교를 만났다”며 “교구도 현재 건축자재값이나 높은 대출 이자로 고민이 깊지만 당진시민들과 약속한 대로 하루빨리 약속을 이행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소문만 무성한 산업재해병원

한편 당진시와 현대제철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송산면 유곡리 일대 산업재해 전문병원도 현재 양쪽 입장이 엇갈리며 불투명한 상태다.

당진시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현대제철과 긴밀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맞다”며 “지난해 11월 현대제철과 MOU를 체결하려 했지만, 기업의 사정으로 인해 불발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대제철에서 언제든 다시 MOU를 체결하자고 하면 당진시는 언제든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병원 추진과 관련해) 어떠한 것도 진행된 것이 없으며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충남도, 산재 전문 공공병원 추진하나

한편 지난해 8월 충남도는 당진시 송산면 일원에 200병상 규모의 산재 전문 공공병원 유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공약인 베이밸리 메가시티 사업에 ‘정주여건 인프라 확충을 위한 산재 전문 공공병원 유치’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충남도에서는 “현대제철과 삼성전자 등 아산만 권역에 대규모 산업체가 집중돼 있어, 공공병원 유치를 준비하는 당진시와 논의해 송산면으로 산재 전문 공공병원 유치 지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충남도에서는 200병상 규모로 근로복지공단이 병원을 직영하는 것으로 구상하고 있으며, 사업비는 1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예산은 전액 국비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당진시 및 근로복지공단과의 협의를 마쳤으며, 충남도에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올해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병원 규모와 위치, 진료과목 등에 대해 계획을 수립하고 향후 중앙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발표했다. <본지 제1468호, '송산에 산재 전문 공공병원 들어서나' 기사 참조>

이에 대해 충남도 관계자는 “현대제철 산업재해 전문병원 추진이 논의되고 있어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충남도 산재 전문 공공병원 추진에 대한 예타 결과에 따라 당진이 아닌 타 지역에 설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