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젤 앞에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은 진지하기가 장난기 다분한 초등학생들 같지가 않다. 그러다가도 “신문에 너희들 모습 이쁘게 나오게 웃어봐”하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모두들 얼굴한번 더 내밀려고 아우성인 것이 이쁘기만 하다.
해마다 각종 미술실기대회에서 놀랄 만큼 많은 상을 받고 있는 아이들은 자만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재련(미술부담당)선생님이 수상실적을 자랑할 때마다 쑥스러워 어쩔 줄 몰라한다.
“장미를 그릴 때가 가장 즐거웠어요.” (강유진)
수묵화를 그리고 있는 유진(3학년)이는 그림 그리는 자체만으로 친구들이 부러워한다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그림을 그릴 때마다 자신이 발전하는 것을 느낀다는 수진(1학년)이는 어리지만 그림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
꿈이 화가인 사람이 있냐고 묻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쿵쿵’ 뛰고 난리다. 미술부 대부분은 화가지망생이다. 수진이와 친자매인 은진(5학년)이도 손을 번쩍 든다.
“선생님의 여러가지 미술표현이 좋았어요.”
그래서 계속 미술을 하고 있다는 지수(4학년)는 단순한 그림 뿐 아니라 판화나 조소, 수묵화등 다양한 선생님의 표현이 좋단다. 그래픽디자이너가 꿈인 아름(3학년)이는 아빠가 그림 그리는 것을 보고 시작했다며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요. 내 꿈을 이룰 수 있게요.”라고 말한다.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모습에서 열정이 느껴져요.”
미술부를 7년 동안 지도한 이재련 선생님은 열정이 대단한 아이들이라고 칭찬한다. 어떠한 큰 대회에 나가서도 자기실력을 톡톡히 발휘하는 아이들이 대견하기만 한 것이다.
“선생님, 안 가셨으면 좋겠어요.”
지수(4학년)가 말 사이에 끼어든다. 선생님은 순성초교에서 임기가 5년. 아이들이 이뻐 2년 더 연장한 올해까지만 근무를 하고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신다.
“소질은 흔히들 타고난다고 하죠. 그런데 제가 7년동안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틀린 말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소질은 노력으로 계발되는 것입니다.”
이재련 선생님은 그림에는 끝이 없다며 그림 속에서 행복함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얘기하다 말고 어느새 저희들끼리 놀고 있는 아이들은 칠판에 “미술부 짱!” 써 놓았다. 겸손과 다양함을 갖춘 아이들. 그래서 이 아이들은 정말 ‘짱’이다.
서명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