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스틸(옛 동부제철)의 전기로를 인수한 영국 리버티스틸이 당초 계획 중 하나였던 루마니아 갈리티 제철소로 전기로를 이전하지 않고 당진에서 재가동할 예정이다.

지난 10년 동안 멈춰 있었던 KG스틸의 전기로가 다시 돌아가게 되면 협력업체를 포함한 약 650여 명의 인원이 상주 근무하게 된다.

또한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약 30개월 동안 대대적인 정비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4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리버티스틸이 전기로를 해외로 반출하지 않고 당진에서 재가동하게 되면 지역의 상당한 경제적 여파를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G스틸은 지난 2022년 동부제철에서 사용하던 전기로 열연 설비를 영국의 리버티스틸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리버티스틸은 이 설비를 루마니아에 있는 갈라티제철소로 이전할 계획을 했으나, 현재 당진에서 재가동하는 쪽으로 무게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 리버티스틸 측에서는 오는 20일 당진에서 전기로 설비를 재가동하는 것으로 공식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리버티 측, 재가동 의지 보여

지난달 25일 KG스틸이 증권가를 대상으로 2분기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전기로 매각 관련 현황을 설명했다.

리버티스틸은 KG스틸과 6800만 달러(약 939억 원)에 전기로 매각 계약을 체결했으나, 재가동을 하게 된다면 계약금이 8000만 달러(약 1105억 원)로 금액이 늘어난다. 설명회에서 KG스틸 측은 리버티스틸이 현재까지 6800만 달러를 납입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자리에서 KG스틸 관계자는 “리버티스틸 측이 재가동에 대한 의지를 보이며 준비 기간 등의 이유로 옵션 연장을 지속 요청하고 있다”며 “이에 옵션 행사 기간은 8월 중순으로 연기됐다”고 말했다.

리버티스틸 측에서는 2026년 하반기 열연 생산을 개시하고 전체 300만 톤 중 100만 톤은 KG스틸에 냉연도금용 소재로, 200만 톤은 유럽에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보이고 있다. 이는 향후 KG스틸과 리버티스틸이 협의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철스크랩 및 전력 수급 우려

한편 일각에서는 리버티스틸이 당진의 전기로를 다시 돌리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따르고 있다. 아직 남아 있는 자금을 기간 내에 확보할 수 있을지를 비롯해 10년 가까이 가동이 중단된 동부제철 전기로에 대한 정비 문제, 철스크랩(고철) 및 전력 수급 문제다.

이러한 우려에 리버티스틸은 당진의 전기로를 재가동하기 위해 2023년부터 준비에 나섰다고 밝혔다. 앞서 전력 수급 문제에 대해서는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있는 3.1km 구간에 대해서는 지중화를 마쳤다고 답변했다. 관계자는 “신송산변전소부터 KG스틸 입구까지 약 4km 구간으로, 공장 내 구간인 0.9km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은 지중화를 추진했다”며 “당진에 전기가 부족할 수 있다는 문제에 지난 2023년부터 전력 수급 문제 해결에 나섰다”고 말했다. 또한 자금 확보에 대해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진행해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핵심 원료인 철스크랩(고철) 수급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리버티그룹에서 운영하는 호주의 철강 광산에서 원료를 수입하고, 그 외에 자체 스크랩이 있어 가공할 수도 있다”며 “그 외에 부족한 것은 수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향후 2026년에 탄소국경세(탄소 배출이 많은 수입품에 탄소 가격을 추가로 부과하는 제도)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전기로가 갖는 유리한 측면이 있고, 그에 따르는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재가동에 4000억 원 예산 소요

리버티스틸에서는 공식적으로 당진의 전기로 재가동 발표를 마치고, PF가 확정되는대로 30개월에 걸친 대대적인 정비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10년 가까이 중단된 전기로를 가동하기 위해 정비 및 교체 작업에 들어가며, 여기에는 약 4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버티제철의 박봉석 부사장은 “전기로 가동이 정상화되기까지 약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적으로 전기로가 가동될 경우 협력 업체 직원을 포함해 약 650명이 상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가동을 위해 준비를 모두 해 놓은 상태이며 당진에 사무실도 확보하고 직원들도 근무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이 굴뚝자동측정기기가 설치된 사업장을 대상으로 2023 대기오염물질 연간 배출량을 조사한 가운데, 당진시가 전국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미 당진에 제철소와 발전소가 포화된 상태에서 추가로 전기로가 가동될 경우에 대한 환경오염으로 인한 시민사회의 우려도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