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닌 ‘주인공’이 된 6명의 이야기가 연극으로 펼쳐졌다. 무대에 올라온 적도, 연극을 배워본 적도 없었던 이들이다. 우연히, 또는 용기를 내어 신청한 ‘내 생에 주인공은 나야, 나’ 프로그램을 통해 차츰 자신의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직접 극으로 만들고 그 극의 주인공이 되어 무대까지 올랐다.
문화예술창고 마주(대표 김미라)가 충남문화관광재단의 2024 지역특성 문화예술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내 생에 주인공은 나야, 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총 20회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자신의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 놓고 이를 연극까지 만드는 과정으로 이뤄졌다.
김미라 대표는 “주부들이 내 속의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공감하고 치유하며 힐링하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끝에는 직접 수강생들이 만드는 연극 공연이 마련됐다. 이번 공연은 지난 4일 당진문화예술학교 3층 블랙박스에서 진행됐다. 김미라 대표가 기획을 맡았으며, 연출 소리, 조연출 강주경·표희주 씨가 맡았다.
이 공연이 특별한 점은 수강생들이 직접 극을 만든다는 것이다. 총 6명(강주경, 노혜경, 박순희, 장명순, 표희주, 정영희)의 수강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극으로 만들고, 무대에서도 각 챕터에 주인공을 맡아 공연한다. 처음 세상에 내보이는 자신의 이야기이면서, 첫 무대로 떨리면서도 6명의 주인공이 이날 무사히 공연을 마쳤다.
연출을 맡은 소리 씨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과거나 미래에 가서 살기도 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보면서 수강생들이 이해와 공감하기도 하고, 또 자신이 성장했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특별한 공연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수강생 이야기>
박순희(깜순이) 씨
“첫 공연이라 너무 떨립니다”
처음 연극에 도전한 박순희 씨는 평소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소극적인 성격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성격이 소극적이지만,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내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앞에 나가서 발표도 하면서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의 이야기는 ‘추억의 공기놀이’로, 유년 시절 친구와 공기놀이를 하던 그 모습을 연극으로 만들었다. 그는 “유년기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났던 이야기”라며 “공기놀이라는 추억도 있고, 친구에 대한 미안함도 있어 이 이야기를 소재로 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첫 공연이라 설레기도 하고 많이 떨린다”며 “내 이야기를 통해 관람객들이 공감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노혜경(주인공) 씨
“순수한 나를 찾고 싶었어요”
인생의 반을 지날 무렵, 자녀들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서 노혜경 씨에게는 우울감이 찾아왔다. 그는 “누구의 아내, 엄마가 아닌 나를 찾고 싶었다”며 “순수한 나를 찾고 싶은 마음에 닉네임도 ‘주인공’이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그는 “내가 지나쳐 온 시기마다 중요한 것을 끄집어 내는 것이 좋았다”며 “하지만 이 이야기들을 연극으로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지금까지 오니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연극을 준비하면서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느꼈다”고 말했다.
정영희(하모니) 씨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수강생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정영희 씨는 처음에는 나이가 많아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게 혹여 민폐가 될까 걱정하기도 했단다. 그는 “그래도 한 줄만 무언가 얻어간다면 나에게 큰 의미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신청했다”며 “20회가 진행되는 동안 개인적으로 일도 있었지만,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프로그램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을 멀리서 봤을 때는 ‘뚝딱’ 만들어지는 줄 알았는데, 직접 하고 보니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스텝들에게 고맙고, 이번 프로그램이 나에게 소중한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