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식품부가 오는 2030년까지 국가가 관리하는 임대 간척지에서 쌀을 생산하는 벼농사 재배 면적을 없애기로 했다. 쌀 공급 과잉을 이유로 일반 벼(밥쌀) 재배면적을 현재 6800ha에서 2030년 0ha로 점차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농민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계획이 현실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국가 간척지 6800ha 벼농사 사라져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지난달 25일 ‘간척지의 농어업적 이용 종합계획’(이하 종합계획)을 고시했다. 이번 종합계획은 「간척지의 농어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법정계획으로, 2019년에 수립한 1차 계획 이후 여러 여건 변화를 반영해 마련된 2차 계획이다.
현재 국가가 관리하는 간척지는 13곳이며, 전체 면적은 3만2000ha에 달한다.
특히 이번 종합계획에 따라 앞으로 간척농지를 신규 임대하는 경우 쌀 이외의 타 작물을 재배해야 한다. 토양 염분‧침수 위험 등의 문제로 수도작을 해야 하는 땅에서도 일반 벼 대신 가루쌀 벼를 재배해야 한다. 임대기간이 먼저 만료되는 논부터 순차적으로 작목을 전환해 2030년까지 총 6800ha의 일반 벼농사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농민들 “아직 가루쌀도 자리 못 잡아”
그러나 이 계획에 대해 농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농민들은 정부의 계획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할지, 그리고 이를 밀어붙이는 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종섭 당진시농민회장은 “정부는 쌀 공급 과잉을 이유로 내세우지만 올해 벼 수확량은 이상기후로 인해 병충해로 감소할 전망”이라며 “현재 당진 역시 수확량이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종섭 회장은 “이게 정말 농민들을 위한 정책이 맞느냐”며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이근영 당진시농민회 사무국장은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뀔 수 있다"며 정부의 정책이 장기적으로 유지될지 의구심을 표했다.
이근영 사무국장은 “가루쌀 재배가 정부 정책으로 시작된 지 2년이 됐으나 현재 가루쌀 경작 면적은 10%에 불과하다”면서 “2030년까지 이를 100%로 확대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가루쌀 가공 산업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으며,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수요가 안정적으로 형성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밀가루와의 경쟁력 차이도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농기계 문제도 지적됐다. 현재 대부분의 농기계는 벼농사에 맞춰져 있다. 이를 가루쌀이나 다른 작물 재배에 맞추기 위해서는 농기계를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고가의 농기계를 새롭게 구입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농민들이 이를 부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석문간척지 활용 계획(안)
한편 이번 종합계획에서 석문간척지에 대해 몇 가지 활용 계획안이 확인됐다.
석문간척지는 석문면, 고대면, 송산면 일원에 위치하며, 1987년 간척지 조성 착공 후 2005년에 공사를 완료해 농지를 조성했다. 현재 석문간척지는 스마트원예단지, 친환경수산종합단지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토양 염농도와 침수안전도 등을 고려해 조사료 재배단지는 별도 구역으로 집단화됐다.
1차 계획에서 석문간척지 전체 1896ha를 대상으로 원예용지 150ha, 종자생명용지 150ha, 친환경축산용지 870ha, 지원시설용지 75ha, 복합곡물용지 364ha, 생태환경용지 117ha, 친환경수산용지 170ha로 면적이 배분됐다. 이번 2차 계획에서는 전체 면적이 1ha 감소한 1895ha로, 원예용지가 180ha로 확대되고 친환경축산용지는 839ha로 줄어드는 등 용도별 면적이 조정됐다.
이번 종합계획에는 석문간척지의 활용 방안으로 지원시설단지, 스마트팜, 채종단지 조성계획(안)이 포함됐다. 농식품부는 석문간척지에 생산, 가공, 저장, 유통 등이 복합된 농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근 지역 및 간척지 내 생산물의 가공, 유통, 판매, R&D, 서비스시설 등을 집적화해 75ha 규모의 복합형 농산업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2029년까지 7개소에 112ha 규모로 스마트팜을 확대할 계획인 가운데, 석문간척지에서는 2023년부터 16ha 규모의 스마트팜을 조성하고 있다. 종자생명용지에서는 고품질 종자 개발과 보급, 육종 및 채종, 수출 등을 위한 채종단지 조성(150ha)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간척지에 적합한 사료작물 초종 선발 및 재배기술 연구를 통해 조사료 종자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