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월대보름은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날이다. 음력 1월 15일, 가장 밝고 둥근 달이 뜨는 이 날, 사람들은 농사의 시작을 알리고 서로의 안녕을 빌며 공동체 정을 나눴다. 당진에서도 이날을 맞아 곳곳에서 전통 풍습을 이어오고 있다.
정월대보름 전날인 지난 2월 11일,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에 거대한 달집이 설치됐다. 넓이는 약 10m, 높이는 13m로, 대략 아파트 5층 정도의 크기다. 본 행사인 달집을 태우기 전, 행사를 준비하는 기지시줄다리기보존회(회장 구은모)는 마을의 안녕과 국태민안을 바라며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른 오후 1시부터 당주댁에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당주는 기지시줄다리기 축제 첫날 당제와 용왕제에서 신에게 바치는 술이다. 지금까지도 기지시줄다리기축제를 위해 매년 당주댁을 선정하고, 전통 의례와 절차를 엄격히 지키며 만들고 있다.

올해의 당주댁은 전 줄다리기보존회장 내외였던 권오동·김해곤 부부가 선정됐다. 당주댁에서는 지신밟기가 진행됐다. 우리나라 세시 풍속 놀이 중 하나인 지신밟기는, 지신(地神)을 밟아서 잡귀를 쫓아, 연중 무수하고 복이 깃들기를 비는 데 있다. 또한 마을의 안녕과 풍작 및 다복을 축원하는 뜻을 가진다.
당주댁에서의 지신밟기를 마친 후 흥척동 대동우물로 자리를 옮겼다. 보존회 전승자를 중심으로 이 자리에서 직접 볏짚으로 새끼를 꼬아 볏가릿대를 세우고, 제를 지냈다. 그리고 마을을 오래 지키고 있는 서낭당으로 이동해 도포로 환복하고 서낭제를 열었다. 초헌관은 곽창근 기지시리노인회장, 아헌관은 이한복 송악읍장, 종헌관은 이병옥 기지시리 이장이 맡아 마을의 안녕을 다시 한번 빌었다.
준비한 오곡 나물과 오곡밥 동 나기도
앞선 의식을 마친 후에 본 행사가 열리는 박물관으로 다시들 모였다. 이곳에서 정월대보름 행사가 열린다는 주민들이 꽤 자리해 있었다. 보존회가 준비한 가래떡 굽기, 부럼 깨기, 쥐불놀이, 오곡나물과 오곡밥 먹기, 소지 쓰기 등의 다양한 체험에 참여하며 달집 태우기 시간까지 기다렸다.
여기서 달집이란, 대보름에 태우는 큰 나무더미를 의미한다. 나무나 대나무, 풀, 짚 등을 쌓아 만든 구조물이다. 달집은 마을의 정화와 액운을 떨쳐내고, 풍견과 마을의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다. 달집태우기는 대보름을 맞아 한 해의 액운을 불태워 없애고 복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틀못에서 볏가릿대 세우기와 솟대광장에서 장승제가 열렸다. 이어 제를 지낸 후 본격적인 달집 태우기가 진행됐다. 각각의 소원이 적힌 소지가 달린 달집이 훨훨 탔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달집과 함께 액운이 떠나길 바랐고, 새로운 복이 들어오길 희망했다.
[미니인터뷰] 구은모 기지시줄다리기보존회장
“어수선한 시국 빨리 안정됐으면”
“달집 만드는 일을 3일 만에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그 사이에 눈이 많이 와서 행사 전날에 어렵게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올해 달집도 잘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기지시줄다리기가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해입니다. 올해는 축제를 위해 총감독(조형제)도 참여하는 만큼, 우리의 문화 유산이 축제가 된다는 것에 큰 기대가 됩니다. 요즘 시국이 어수선한데, 빨리 안정이 되고 주위 분들이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미니인터뷰] 곽창근 송악읍 기지시리 노인회장
“마을 주민 모두 건강하길”
“마을 주민들이 모두 건강하고, 올해 기지시줄다리기 축제가 잘 치러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송악읍 기지시리에서 태어나 85년을 이곳에서 살았습니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줄곧 줄다리기 축제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도 본 기억이 납니다. 줄다리기축제가 더 성대하게 열렸으면 좋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기지시줄다리기축제가 더 커지고,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