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독립 만세!”

지난 3월 10일, 면천 일대에서 학생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104년 전, 일제의 식민통치에 항거해 독립을 외쳤던 그날의 외침이 다시 재현됐다. 면천공립보통학교 3·10학생독립만세운동기념사업회(회장 유재석)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거리로 나섰던 학생의 용기를 기리기 위해 매년 이곳에서 3·10만세운동을 재현하고 있다.

거리로 나선 학생들

3·10학생만세운동은 지난 1919년 3월 10일, 면천에서 일어난 충남 최초로 학생이 주도한 만세 운동이다. 3.1운동의 불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던 시기, 면천공립보통학교를 다니던 원용은 학생이 서울에 갔다가 3.1운동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 벅찬 감격을 가슴에 안고 귀향해 독립만세운동을 거사키로 굳게 다짐했고, 동급생 박창신과 거사를 상의하게 된다. 또한 4학년의 급장인 이종원과 독립만세운동을 하겠노라고 전하고, 준비를 시작한다.

러-일 전쟁으로 일본군이 만주 봉천성을 함락시켜, 일본 육군 기념일로 정한 ‘3월 10일’ 그 날이 정해졌다. 기념일 행사 이후 오후 수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이날 태극기를 들게 된다. 오후 4시경 동문 밖 저수지를 지나 산 너머 으슥한 골짜기에 전교생이 다 모인다.

원용은은 높은 대에 올라 서울에서 본 광경을 전하고, 독립만세를 부르자면서 역설한다. 그리고 준비해 둔 태극기와 플랜카드를 내보이면서 행동 개시에 나선다. 원용은, 박창신 두 사람이 깃대를 높이 들고 선두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선창했고, 대원들은 따라 옹호하며 행진한다.

공주 헌병대는 결국 주모자를 색출했고, 17세의 원용은과 19세의 박창신을 찾는다. 두 학생은 당진경찰서에서 공주형무소로 이감돼 4개월 동안 수감됐다가 석방된다. 이 사실은 이종원 선생이 1977년에 쓴 회고록에서 밝혀졌으며 공주형무소에서 찾아는 형사사건부가 증명한다.

이때 3·10만세운동에 참여했던 학생 수만 96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3·10학생만세운동은 단순히 지역 독립운동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축된 의미 깊은 항일운동으로 평가 받는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독립을 향한 열정을 보여준 것이 지금도 귀감이 되고 있다.

매년 면천 일대에서 재현행사 개최

이러한 역사를 기리기 위해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면천읍성 일대에서 3·10학생만세운동 재현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에도 면천초와 면천중, 신평초, 신평중, 순성초, 당진초, 탑동초, 우강초 학생들이 참여했다.

앞서 진행된 기념식에서는 유정순 한국시낭송가협회 당진지회장이 이종원 선생의 일기 중 일부를 낭송했으며, 정이루(기지초6)·이마리(수청초6) 학생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또한 당진시소년소녀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3·10학생독립만세운동 노래를 제창하고, 면천초 박용정 교장이 만세 삼창했다.

식전 행사를 마친 이후 학생들을 선두로 “대한 독립 만세”를 부르 짖으며 면천 일대를 돌았다. 이들은 면천읍성 객사 조종관부터 시작해 면천터미널과 면천주유소 사거리, 골정지를 거쳐 3·10만세운동 기념관까지 40여 분이 넘게 독립을 외쳤다. 마지막 3·10만세운동 기념관에서는 일본군이 올라 사죄하는 것으로, 지난 과거에 학생들이 바랐던 염원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만세운동재현 행진을 마친 후에는 내빈들이 기념비에 자리해 헌화를 분향했다.

<수상자 명단>

△당진시장 공로패 : 오연섭 직전회장 △기념사업회 감사패 : 오연섭 직전회장 △도의회 의장 표창 : 박연규, 호선기 부회장 △당진시의장 감사패 : 김용주 이사

[미니인터뷰] 유재석 기념사업회장

유재석 회장(가운데)
유재석 회장(가운데)

“좌절하지 않았던 선조들, 미래로 나아가야”

“면천공립보통학교 학생들은 1919년 3월 10일 일제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전교생이 태극기와 플랜카드를 들고 시가행진을 하면서 독립의 노래와 함께 열광적으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습니다. 나라를 잃은 절망 속에서도 우리 선배들은 결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학생까지도 가슴에 독립의 열망을 품고, 정의와 자유를 향한 외침을 온 세상에 퍼트렸습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3·10학생독립만세운동 106주년 기념식 및 재현행사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비추고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우리가 되길 기원합니다.”

[미니인터뷰] 독립선언서 낭독한 정이루·이마리 학생

“선조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어요”

“처음에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집에서 연습을 많이 하니 막상 무대에서는 많이 떨리지 않았어요. 독립선언서를 처음에 읽었을 때도 어렵게만 느껴졌어요. 하지만 계속해서 읽다 보니 낭독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독십선언서를 통해 지난 과거를 보니 슬프면서도 선조들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정이루)

“저도 낭독을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독십선언서를 읽다가 보니 일본군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괴롭힌 게 느껴져서 낭독 때 감정이 묻어났어요. 처음에 독십선언서가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계속 읽다보니 이해가 됐어요. 선조들이 대단하고, 특히 유관순 언니가 얼마나 힘들어 했을지 와 닿았습니다.”(이마리)

[미니인터뷰] 선두에서 만세 재현에 참여한 이준우·김영준(면천중1) 학생

“우리나라를 지켜줘 감사합니다”

“면천초 1학년 때부터 만세운동에 계속 참여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알고, 감사함을 느껴왔어요. 그때 일본군에 맞서 싸우느라고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이준우)

“저도 면천초등학교 다녀서 옛날부터 만세 운동을 했어요. 우리나라를 위해서 싸운 분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우리나라를 지켜 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김영준)

한수미 기자 d9111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