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성면 갈산리 104-19 일원에서 산불 발생. 갈산리 주민께서는 마을회관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 바랍니다.’

지난 25일 오후 3시 40분경 당진시에서 긴급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작은 실수가 큰 산불을 냅니다’라며 불씨 취급에 주의를 바란다는 문자가 발송된 지 약 30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시·군으로 번지며 다수가 사망하고, 많은 마을에서 대피령이 떨어졌다. 다른 지역의 산불 소식으로 이미 걱정을 안고 있던 주민에게 당진의 산불 소식이 더 크게 와 닿았다.

안내 문자를 받고 바로 현장으로 향했다. 시골길을 따라 한참을 굽이굽이 따라가자, 산불의 진원지로 보이는 곳이 나왔다. 이미 119 소방대원과 소방서 의용소방대원, 경찰관, 당진시 공무원 등이 현장에 도착해 있었다. 또한 산불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화재가 발생한 곳에 눈을 떼지 못하고 한참을 서 있었다.

한 주민은 “처음에 불이 났을 때는 산을 따라 빨갛게 불이 올랐다”며 “꽤 큰 불이었다”고 말했다. 옆 동네의 주민들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현장을 찾아 상황을 지켜봤다.

300여 명 동원하며 큰 불 잡아

이날 화재는 순성면 갈산리에서 발생해 가교리의 산까지 번졌다. 지난 25일 오후 2시 38분 경에 발생했으며, 갈산리 임야 3만8240㎡(약 3.8ha)를 태웠다. 가교리까지 산불이 넘어갔지만, 다행히 초동 대처로 인해 산불 발생 2시간만인 오후 4시 44분경 주불을 잡았다.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6대와 진화차 15대, 지휘차 1대, 소방차 20대 등이 신속하게 긴급 투입됐으며 소방대원 80명, 진화대원 39명, 산불감시원 14명, 의용사봉대원 50명, 군부대 10명, 공무원 100명 등 총 293명의 인력이 동원됐다.

당진시는 산불이 발생한 지 약 30분이 지난 오후 3시 12분 경 소방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주민 대피를 위해 오후 3시 40분과 4시 20분, 두 차례에 걸쳐 재난안전문자를 송출했다. 또한 가교1리로 번진 산불 진화를 위해 공무원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고 잔불 정리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애썼네. 애썼어”

화재 소식을 듣고 바로 현장으로 뛰어온 정현주 순성여성의용소방대장은 “원래 이 동네는 산불이 잘 나지 않았던 곳”이라며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고, 바로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불길이 잡히지 않을 것 같았는데 다행히 큰불이 잡혔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한 큰 불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한 주민은 “(진화에 나선 이들에게) 애썼네. 애썼다”면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번 화재로 인해 주민의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잔불 진화 작업 중에 공무원 1명이 왼쪽 발에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또한 당진시는 화재를 진합한 이후 오후 7시에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추후 재난 상황의 체계적 대응을 위해 초기 진휘체계 강화와 진화 인력의 안전 강화를 당부했다.

특히 봄철 건조한 기후와 강풍으로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은만큼, 읍면동 지역의 불법 소각에 대한 강력한 계도와 단속을 지시했다. 오성환 당진시장은 “건조한 날씨로 전국에 산불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산불 예장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화재 원인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소방당국에서도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주민에 따르면 이 지역은 묘소가 많아 성묘객이 자주 오가는 지역으로, 성묘객에 의한 산불이 아닌지 의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