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21일은 ‘둘(2)이 하나(1)이 된다’는 의미를 담은 부부의 날. 건강한 가정이 사회의 초석이라는 취지에서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이 뜻깊은 날을 앞두고, 지역을 위해 함께 봉사하며 살아가는 면천의 특별한 부부를 만났다. 바로 성상1리의 조한구 새마을지도자(60)와 고은정 부녀회장(58) 부부다.
운명처럼, 첫눈에 반한 인연
조한구 지도자의 고향은 면천면 율사리, 고은정 부녀회장은 전남 광양 출신으로 경기도 안양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2002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첫눈에 서로에게 반했고, 고은정 씨는 과감히 직장을 그만두고 면천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1년 뒤인 2003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20년 넘게 살면서 싸운 기억이 거의 없다. 한두 번 있을까 말까?”라는 조한구 지도자의 말에, 고은정 부녀회장은 “서로 이해를 많이 해줘서 그런 것 같다”며 동의했다.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두 사람의 표정과 분위기에서는 깊은 교감이 느껴졌다. 호탕한 웃음마저도 꼭 닮은 모습. 이에 “부부는 밥을 같이 먹으면 닮는다잖아요”라고 답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소중한 아들
이들 부부에게는 면천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 조은상 군이 있다. 고은정 부녀회장이 43세의 나이에 어렵게 얻은 귀한 아이다.
“아이를 일부러 늦게 가지려 한 건 아닌데, 쉽게 찾아오지 않았어요.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와줬습니다. 아버지 기일이라 친정에 갔는데, 어머니가 별채에서 자라고 하셨어요. 그날 아이가 찾아왔어요.”
임신 중기였던 6개월 무렵에는 전치태반 진단을 받아, 병원에 입원하며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했다. 아기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출혈이 많아 고된 시간을 버텨야 했다.
전치태반은 태반이 자궁 아랫부분에 자리 잡아, 아기가 나오는 통로인 자궁경부를 일부 혹은 완전히 덮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완전 전치태반의 경우, 출혈 위험이 크고 자연분만이 어려워 대부분 제왕절개가 필요하다.
아들 이야기에 고은정 부녀회장은 “너무 소중한 존재”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가족의 작은 전통, 함께 찍는 사진
이들 부부에게는 또 하나의 소중한 가족 전통이 있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중학교에 들어갈 때마다 가족사진을 찍는 일이다. 그리고 내년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또 한 장의 사진을 남길 예정이다.
부부는 “누구 하나 먼저 제안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마음이 통해서 시작하게 된 일”이라고 서로를 바라보며 말했다.
또한 부부는 아들에 관한 이야기에도 입을 모아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고은정 부녀회장은 “달리기를 정말 잘한다”라며 “주짓수도 잘하고 운동을 참 잘한다”고 말했고, 조한구 지도자는 “아들이 친구들에게 잘 베풀어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봉사하는 ‘새마을 부부’
고은정 씨는 5년째 성상1리 부녀회장을 맡고 있으며, 조한구 씨는 올해부터 성상1리 새마을지도자로 활동 중이다. 당진에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새마을 부부다.
새마을 주요 활동은 마을의 제초작업, 농약 폐기물 수거, 꽃 심기 등이다. 특히 17개의 리 지도자와 부녀회장이 모여 면천읍성, 영랑효공원 등 넓은 지역의 잔디를 직접 깎는 작업도 맡고 있다.
고은정 부녀회장은 “혼자였다면 버거웠겠지만, 같이 하니 재미있고 즐겁다”며 “아픈 데도 없고 ‘새마을 체질인가?’ 싶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조한구 지도자는 “내가 좀 더 일하면 아내나 다른 사람이 덜 일한다는 마음을 품고 있다”며 아내를 향한 사랑을 전했다.

지역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도 참여
고은정 부녀회장은 새마을 활동 외에도 적십자, 애니맘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역에 혼자 지내는 어르신이 많아요. 반찬 봉사도 하고, 목욕탕에서 등을 밀어드리기도 해요. 고추, 마늘, 쌀을 챙겨주실 때면 며느리나 딸처럼 여겨주셔서 보람을 느껴요.”
조한구 지도자는 관광버스 운전을 생업으로 하며, 면천체육회, 면천향진회, 면천의용소방대 등 다양한 지역 단체에도 속해 있다.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지만, 생업과 병행하고 있어 한계가 있어요. 생업을 뒤로하고 마을을 위한 활동에 참여할 때도 있습니다.”
함께할 사람을 기다립니다
부부는 지역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이 줄고 있는 현실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고은정 부녀회장은 “한 지인이 부녀회장이 꿈이었다고 했는데, 제가 힘든 것을 보고 포기했다고 말했다”라며 웃었지만, 그만큼 쉽지 않은 역할임을 시사했다. “내년이면 임기가 끝나는데, 맡을 사람이 없다.”라며 걱정을 비쳤다.
조한구 지도자도 “일을 무서워하지 말고,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도 있는데,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며 “칭찬과 따뜻한 조언도 때로는 지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함께”
마지막으로 부부의 날을 맞아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조한구 지도자는 “크게 바라는 것은 없고, 서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한다”라며 “아들은 스스로 잘 자랄 테니, 우리는 우리대로 노후 준비도 잘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고은정 부녀회장은 “지금처럼만 앞으로도 행복하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