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중학생들은 매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른다. 성적표에 100점이라고 찍혀 나온다.
학부모님들은 "우리 아이가 영어를 잘하네!"라며 안심한다는 이야기이다. 헬스장에서 3개월 운동하면 몸이 좋아졌다고 느낀다. 그런데 중학교 3년 내내 좋은 점수를 받은 우리 아이들 중에 진짜 영어 근력을 가진 학생이 과연 얼마나 존재하는가?
2024년 6월, 고등학교 1학년 첫 모의고사 결과 상담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중학교 3년 내내 영어 성적이 95점 이상이었던 두 학생이 있었다. 한 학생은 1등급, 다른 학생은 5등급이 나온 것이다. 같은 중학교 우등생이었는데 이런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20년간 이런 상담을 수없이 해왔지만 여전히 가슴이 아프다.
우리의 중학교 영어 교육은 지나치게 문법에만 치중하다 보니, 진짜 독서를 통한 언어 근력을 기르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중학교의 목표는 문법이 대부분이다. 물론 독해와 대화문이 교과과정에 있지만 실제로는 문법 위주로 수업이 진행된다. 제한된 공교육 시간에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문법이고, 시험 출제에서도 변별력을 위해 문법이 제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문법으로 독해의 변별력을 매기고 문법으로 서술형 실력을 판가름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고등학교부터는 독서의 힘으로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판가름한다. 중학교에서는 문법 80%, 고등학교에서는 문해력 80%라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사교육으로도 학교 교과과정의 이해를 위해 또 다시 문법으로 시간을 보낸다는 점이다. 사교육에서조차 학교 진도에 맞춰 문법을 반복하는 것은 또 다른 악순환에 불과하다. 독서량이 부족하면 문법 이해도 현저하게 떨어져서, 결국 사교육을 통해 공교육에서 이해하지 못한 문법을 다시 복습하고 배우고 시험을 대비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제는 우리도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진짜 영어 근력을 기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짜 영어 실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생각해 보자. 초등학생 때부터 꾸준한 독서량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중학교에서 공교육 문법 수업을 이해할 수 있고, 문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된다. 사교육을 한다면 근력 키우기로 가야 한다! 문법은 그 근력을 바탕으로 짧은 기간 내에 완료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중학교에서 공교육이 문법 80%를 담당한다면, 사교육이나 스스로 학습에 있어서는 독서를 통한 근력 키우기 80%로 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독서 근력에서 갈린다. 중학교 같은 100점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내 소중한 아이의 시간과 영어 학습을 힘들게 하는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스스로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