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딸아, 결혼을 앞두고 있는 너에게 아빠가 몇 마디 남기고 싶구나.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빠 마음 한가득 담긴 이야기로 받아줬으면 좋겠다.
결혼은 현실이란다. 지금 너희가 함께 웨딩드레스를 고르고, 사진을 찍고, 서약서를 쓰며 웃고 떠든 그 모든 순간들은 어찌 보면 사랑스러운 예행 연습이었지. 둘만의 놀이 같던 시간, 아무 갈등도 책임도 없는 행복한 준비 과정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진짜 시작이야.
결혼식이 끝나면 너의 인생에 전혀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게 될 거야.
아버지가 둘, 어머니가 둘이 되고 이름도 얼굴도 몰랐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너의 하루하루에 등장하게 돼.
때로는 하고 싶은 걸 참아야 하고, 듣기 싫은 말도 들어야 하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는 날들이 생길거야. 그 모든 것까지도 결혼이라는 이름 안에 담겨 있단다.
결혼 서약서는 결혼식 날 한 번 읽고 서랍 속에 넣어두는 종이쪼가리가 아니야.
평생을 두고 마음에 새겨야 할 약속이란다. 액자에 넣어 걸어두거나 휴대폰이나 컴퓨터 배경화면에 저장해놓고 매일 새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약속을 떠올릴 때마다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사람의 얼굴은 세월을 따라 늙어가지만, 결혼 서약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익어가야 한단다.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단단히 사랑하게 되는 것, 그게 부부가 함께 걸어가는 진짜 이유 아닐까.
결혼은 ‘행복해지고 싶어서’ 시작하는 것이지만, 결혼만 한다고 저절로 행복해지는 건 아니야.
너희 둘 사이에도 때론 상처 주는 말, 불편한 습관, 지나친 행동들이 생기겠지.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조율해가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바로 결혼이야. 서로를 맞춰가며 아프기도 하고, 참기도 하고, 때론 싸우기도 하겠지. 그게 바로 사랑이고 그게 바로 성장이라는 걸 잊지 마렴.
사랑이란 건 때론 아픈 거란다. 사랑하지 않으면 겪지 않아도 될 아픔,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게 되지. 하지만 너는 사랑을 택했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기로 했지.
그 결심만으로도 아빠는 네가 자랑스럽고 기특해.
결혼이 멋진 이유는 아파도 그 아픔이 널 자라게 하고, 힘들어도 그 힘듦이 결국 널 행복하게 하기 때문이란다. 살아보면 알게 될 거야. 결혼이 왜 이렇게 값지고 소중한 것인지.
30년 전, 우리 품에 선물처럼 안겨준 네가 이제는 누군가의 아내로, 언젠가는 엄마로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구나.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넌 언제나 아빠에게 따뜻한 위로였고 자랑이었단다. 생일마다 손편지를 써주던 네 마음, 기숙사에서도 친구들을 챙기던 너의 의리, 항상 가족을 먼저 생각했던 너의 따뜻한 배려…. 아빠는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다.
고맙다, 우리 딸.
아빠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예쁘게 자라줘서 고맙고,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한 결혼을 준비해줘서 정말 고맙다. 아빠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응원하고 있을게.
그리고 바라건대 이 세상의 모든 소중한 딸들과 아들들도 서로를 진심으로 아껴줄 좋은 사람을 만나 함께 웃고 울며 재미있고 단단한 결혼생활을 이어가길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