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힐 듯한 무더위에 지난 7월 한 달간 당진시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27명 발생하고, 이 중 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당진시에 따르면 사망자는 길거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된 40대 남성으로, 병원 이송 중 심정지가 왔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올해 당진시 첫 온열질환 사망 사례다.

올여름 폭염은 예년보다 이르게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7월 22일에야 첫 폭염특보가 발효됐지만, 올해는 지난 7월 1일부터 당진 지역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졌다. 실제로 기온은 연일 33도를 넘었고, 체감온도는 35 도 이상을 기록하며 고온 현상이 이어졌다.

실외노동자·고령자 다수… 열탈진 사례 가장 많아

당진시의 온열질환자 27명 중 절 반 이상은 실외 작업장에서 발생했다. 논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농업인, 냉방장치 없는 작업장에서 근무하 던 근로자, 환경미화원 등 고온 속 장시간 노동에 노출된 이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질환 유형으로는 열탈진이 19건 으로 가장 많았고, 열경련 5건, 열사 병 3건도 보고됐다. 환자의 연령대 는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했으며, 특히 50~60대 중장년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 기 저질환을 앓고 있던 고령자도 포함 돼 있어, 건강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더위쉼터 364곳 운영… 재난 문자·이온음료 지원도

당진시는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를 ‘폭염 대책기간’으로 정 하고 대응체계를 가동 중이다. 현재 폭염 T/F팀(3개 반 13명)이 편성돼 재난문자 발송, 예경보 시스템 운영 행동요령 홍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폭염 대응책으로는 △무더위쉼터 364개소 운영(농촌활성화센터, 경로당 등) △횡단보도 등지 그늘막 165 개소 설치 △경로당 339개소에 이온 음료 60개씩 배부 △자율방재단 순 찰 및 쉼터 점검 △읍면 차량 방송 통한 폭염 행동요령 홍보 △냉방기 고장 쉼터 수리 지원 △영세사업장 대상 현장 계도 등이 포함된다.

“쉴 수 없는 일터에선 쉼터도 소용없다”

하지만 실질적인 피해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어 컨 수리기사로 일하는 A씨는 “쉼터 가 있다는 건 알지만, 쉴 시간이 없고 어딨는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온열질환 발생 장소도 공사현장, 논 밭, 도심 가로변 등 쉼터와 거리가 먼 곳이 많아 현실과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당진시 안전총괄과 관계 자는 “폭염 대응 시설은 지속적으로 확충 중이지만, 근무환경 개선이나 휴식 보장은 각 사업장의 자율적인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그늘막·팔토시 등 추가 지원 예정

온열질환 피해가 이어지자 당진 시는 특별교부세를 활용해 추가 대 응에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스마트그늘막 6개소 설치 △파 라솔형 그늘막 41개소 추가 △예찰 자용 팔토시 및 생수 등 물품 구입(550만 원 상당) 등이 추진 중이다. 또한 향후 폭염 대응이 단순한 홍보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보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장과 시민의 협 력도 당부했다. 특히 위험노출이 빈 번한 소규모 사업장, 고령 농업인, 이동노동자 등에 대한 맞춤형 대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폭염은 재난, 피해는 사회구조의 문제”

당진환경운동연합 김정진 사무 국장은 “폭염은 자연현상이지만, 그 피해는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된다 는 점에서 구조적인 재난”이라며 “기후위기 시대, 폭염은 더 이상 여 름철 불편함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대응해야 할 중대 재난”이라고 강조 했다.

그러면서 “올여름 온열질환자 발 생 추이는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이 지만 발생 시기가 앞당겨지고 연령 대가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기후위 기의 심각성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