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24일 당진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화면에 띄워진 사진은 충격을 안겨줬다.
충격을 안겨준 사진은 바로 학술 가치가 높은 생흔화석 39만여점이 보관된 컨테이너 내부 모습으로, 컨테이너 내부는 곰팡이가 피고 천장 마감재는 무너져 내린 모습이었다. 바닥 상태도 처참했다.
이날 윤명수 의원은 행담도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행담도는 과거 경찰서 초소와 초등학교가 있었던 마을로, 인구가 많을 때는 100여명이 살았지만, 국책사업이라는 명목 아래 주민들이 쫓겨났다”며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당진군은 행담도개발주식회사와 전시관과 홍보관 설치를 조건으로 매립 승인을 했으나,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흔화석은 학술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행담도 뒤편 야산 인근의 낡고 곰팡이가 핀 컨테이너에 20년동안 방치돼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의회, 행담도 현장견학으로 생흔화석 보관실태 점검
이 같은 지적 이후 지난달 30일 당진시의회는 제121회 임시회 기간 중 행담도를 방문해 생흔화석 보관상태를 점검했다.
이날 견학에는 서영훈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과 당진시청 관계 부서 등 약 30여명이 참석했다. 현장견학은 오전 10시 의회를 출발해 행담도의 생흔화석 보관장소 중 유휴매립지, 신평면 매산리에 위치한 ʻ영웅바위ʼ를 차례로 방문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공영식 당진시문화체육과장은 “행담도 생흔화석은 2004년 행담도 해양 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공유수면 매립 과정에서 출토된 귀중한 자연유산”이라며 “총 35만5000여점에 달하는 생흔화석이 발견됐으며, 이에 대한 보존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영식 과장은 “한국도로공사와 행담도개발주식회사에 생흔화석에 대한 관리방안 중 향후 계획을 요청했으며, 7월 말까지 회신을 요구했다”며 “한국도로공사와 행담도개발주식회사로부터 생흔화석에 대한 관리방안 결과 통보를 받은 후 대처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의원들은 “기존 컨테이너에서 신규 컨테이너로 이관해 보관하면서 생흔화석이 손상되지 않게 제습설비 등 추가로 설치하는 한편, 전시관 건립을 강력하게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웅바위 충남도 자연문화재 지정 추진
이어 장소를 옮긴 의원들은 행담도 투자유치 추진현황을 듣고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이날 시의회는 영웅바위를 함께 견학하며, 영웅바위가 가진 가치와 역사적, 지리적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영웅바위는 신평면 앞바다에 우뚝 솟은 무인도로 조선시대 문헌과 고지도에 그 존재가 분명히 기록돼 있다. 이 바위는 충청남도와 당진시의 역사적·문화적 자산일 뿐 아니라 행정 경계를 가르는 상징적 지점이나 올해 초 경기도 관할로 잘못 표기된 교과서와 공공 자료가 발견되면서, 소유권과 문화유산 보존을 둘러싼 논의가 재점화됐다.
지난 6월 10일 충남도의회 홍기후 의원(당진3·더불어민주당)은 제359회 정례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영웅바위가 충남도와 당진시의 소중한 문화유산임을 명백히 하고, 이러한 오류를 바로잡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021년 매립지 도계분쟁에서 충남이 경기도에 패소한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영웅바위의 행정·지리적 소속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진시의회 윤명수 의원도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일부 자료는 수정됐지만 여전히 포털 검색 결과 등에서는 영웅바위 소재가 경기도로 표기돼 있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학생들과 국민들이 영웅바위를 평택의 문화유산으로 오인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당진시는 지난달 28일 충남도 자연문화재 지정을 신청한 데 이어 표지석과 깃발을 설치했다.
공영식 과장은 “지난달 28일 충남도 자연문화재 지정 신청과 함께 현장 실사단이 방문해 함께 점검했다”며 “하반기 중 충남도 자연문화재로 지정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충남도 자연문화재로 지정된다면 지정 기념식과 함께 국가지정문화유산 승격 등을 포함한 단계별 보존 전략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함께 자리한 시의원들은 “당진시민들에게 영웅바위가 가진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 널리 홍보하고, 시민들이 영웅바위를 견학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영웅바위에 하선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서영훈 시의장 “2036년까지 기다릴 수 없어”
서영훈 의장은 지난달 30일 행담도 생흔화석 현장을 점검한 후 “생흔화석이 현재 행담도 휴게소 뒤 컨테이너에 보관돼 있지만 방치됐다고도 볼 수 있다”며 “시민들이 전시실이나 박물관에서 다 같이 볼 수 있고 공유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의장은 “행담도 투자자가 없을 경우 2036년까지 그냥 방치될 수 밖에 없다”며 “도로공사와 협의해 시민들이 접할 수 있는 곳에 일정 부분이라도 전시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영웅바위에 대해서는 “당진시 신평면 매산리 바다에 있는데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며 “저도 오늘 처음 다녀봤다”고 말했다.
서 의장은 “조선시대부터 고증이 있는 섬으로 당진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널리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배 접안이 어려웠는데 접안시설을 준비해서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게 하면 영웅바위와 행담도를 연계해서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서 의장은 “행담도 역사와 생흔화석, 영웅바위를 묶어서 역사적 의미도 생각하고 연구도 해서 행담도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최연숙 부의장 “영웅바위는 지역 주민들의 의지처”
최연숙 부의장은 “당진시가 그동안 20년을 생흔화석에 관심을 갖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지역구 의원으로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신평·송악·송산 지역구를 둔 최 부의장은 “이번 행담도와 영웅바위를 견학하고 나서 느낀 점이 많았다”며 “특히 행담도 개발 매립을 하고 나서 당진시민, 특히 매산이나 신평 주민들에게는 추억이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최 부의장은 영웅바위에 대해 “50~60대 주민들이라면 어린 시절 직접 수영해서 거기 가서 조개도 캐고 했던 추억의 장소인데 어느 날 영웅바위를 우리가 그동안 잊고 살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처음 의원이 되고 나서 2020년에 영웅바위를 아느냐는 화두를 과제로 받았다”며 “그래서 신평면 주민자치회와 함께 영웅바위를 견학했다”고 설명했다.
최 부의장은 “신평 어촌계의 배 30척을 동원해서 정말 영웅바위가 있는 곳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신평의 정체성이 바로 영웅바위에서 시작했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꼈다”며 “늘상 어업인들은 그 영웅바위가 굉장히 신령스럽고 영적인 존재로서도 굉장히 의지처가 되었던 곳이 바로 영웅바위”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윤명수 의원 “전시관 · 역사관 조속 건립해야”
윤명수 의원은 지난달 30일 행담도 생흔화석과 영웅바위 현장을 방문한 후 “39만5000점의 생흔화석이 약 20년 동안 방치된 점에 대해 당진시민들과 행담도 실향민들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 의원은 “생흔화석이 컨테이너에 20년 동안 방치됐는데 앞으로 보존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했다”며 “현재 생흔화석은 새 컨테이너에 옮겨져 있으며, 앞으로 제습기 등을 통해 전시관이 지어질 때까지 보존될 예정으로 2005년에 약속된 전시관 홍보관과 마을역사관도 조속히 건립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웅바위와 관련해서는 “경기도 사이버 도서관이나 일부 초등학교에서 영웅바위를 평택시 소재로 잘못 표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히 요구해 일부 수정은 됐으나 아직까지 자료가 남아 있는 상태”라며 “지난 28일 당진시에서 충청남도에 자연문화유산 지정을 신청한 상태로 꼭 지정될 수 있게 의회에서도 꼭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자연문화유산이 지정되면 영웅바위의 균열된 부분과 갈매기 똥으로 인해 지저분한 부분들이 조속히 보수하고, 현장에 승하선이 가능한 선착장도 조속히 건립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