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가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길을 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송악읍 기지시리에서 뽀앙뜨 발레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남유미 대표는 마흔을 앞두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직접 무대에 올랐던 무용수이자 기획자로 활동했던 그는, 당진을 찾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위의 고민을 더 깊이 하기 시작했다. 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그는 아이를 키우면서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덩달아 몸도 솔직했다. 무릎은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할 정도로 약해졌고, 토슈즈조차 신기 어려웠다. 예술가인 무용수로서 수명이 짧다는 사실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 대표의 마음속의 무대는 사라지지 않았다. ‘엄마’ 혹은 ‘원장’으로서 채울 수 없었던 갈증이 계속해 남아 있었다.
고민 끝에 남 대표는 새로운 답을 찾고자 한국체육대학교 공연예술학과 대학원에 진학했고, 동시에 스스로 기회를 찾고자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9월 13일에 열릴 ‘잇다, 있다’ 공연이다. 당진문화예술학교 블랙박스홀에서 열릴 이번 무대는 발레와 한국 무용, 국악과 AI가 한데 어우러지는 공연이다.

같은 고민 하는 사람들 만나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그가 가졌던 고민을 주변과 나누기 시작했다. 그때 같은 건물에서 비바체 뮤직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오슬아 원장과 안녕그림아 미술학원 장미 원장, 그리고 당진에서 활동하던 남연수 무용수를 만났다. 그들과 대화하며 여성 예술인으로서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는 것을 공감하고, ‘프로젝트온’으로서 첫 공연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2022년 동생이 살고 있는 당진을 찾게 됐어요. 처음에는 발레 스튜디오를 운영할 생각이 없었어요. 하지만 이대로 주저 앉을 수는 없겠다는 생각에 출산하고 6개월 만에 스튜디오를 계약한 뒤 시작하게 됐어요. 이번 공연도 40세에 들어서면서 시작한 고민에서 이어졌어요.”
지역 대표하는 ‘줄다리기’ 모티브로
이 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기지시줄다리기’를 모티브로 삼았기 때문이다. 지역의 고유한 것으로 무대를 만들고 싶었던 그에게 다가왔던 것이 기지시줄다리기였다.
또한 줄은 그에게 또다른 의미로도 다가왔다. 그동안 예술가로서 살아오면서 연줄을 맺어왔던 사람들, 또 당진을 찾아 이어진 연줄, 또 엄마로서 아이와 연결된 생명줄 등. 그리고 그가 계속해서 고민해 왔던 것을 ‘풀어내야’ 하는 숙제까지 줄로 연결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작품 소개에 따르면 “기지시 줄다리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줄의 다양한 의미를 전통적이고도 현대적인 움직임으로 기록한다”며 “전통의식 요소와 무용수들의 움직임으로 전통문화가 어떻게 다시 태어나는지를 표현하며, 다양한 관계와 만남이 이어가는 연결고리를 시각적으로 나타낸다”고 말한다. 이어 “반복적으로 소멸하고 재탄생하며 끝나지 않고 새롭게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며 문화의 지속성과 변화를 탐구한다”고 소개했다.

줄 등장부터 마지막 재생까지
이러한 주제를 가진 공연은 총 4막에 걸쳐 진행된다. 1막 ‘기원’은 줄의 등장과 제의식으로 시작을 알리는 공연으로, 줄을 이용한 과거의 깊은 뿌리와 의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어 2막 ‘탄생’과 3막 ‘인연’을 거쳐 마지막 4막 ‘죽음과 재생’을 춤으로 풀어낸다. 2막과 3막은 국악 공연이 라이브로 진행된다.
공연은 발레 무용수인 남유미 대표를 비롯해 한국무용수인 황혜영, 남연수, 홍민서 씨가 무대에 오르며, 국악에는 유정우(피리, 소금, 대금), 정선겸(고수) 씨가 공연에 참여한다.
프로젝트 온에서 준비하는 첫 공연인만큼, 남 대표는 연령 상관없이 관객이 오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몸으로 표현하는 무용 공연이라 때로는 어렵게 다가올 수 있지만, 관객들이 의도를 해석하기 보다는 그냥 보고 각자가 느끼는 대로 받아들였으면 한다”며 “느끼는 것을 그대로 가져가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프로젝트 온은 이번 공연이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해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에요. 향후 5년 동안은 기지시줄다리기를 모티브로 삼을 계획이고, 그 외에도 당진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들을 찾아 무대를 꾸밀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