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혁 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한국의 선거와 15대 대선
한국의 50년 선거사는 불공정의 역사이다. 70년대 초반까지 관권에 의한 불법.부정선거가 많았다면 80년대부터는 언론(방송과 일간지)의 편파보도가 불공정 선거시비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15대 대선에서도 기자들의 79.2%가 “언론사의 대선후보 줄서기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보고있을 만큼 우리언론은 불공정시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15대 대선의 특징
이번 대선은 첫째, 선거결과가 극히 불투명하다. 따라서 경제계나 이익단체, 언론사의 입장정립이 어렵다. 둘째, TV토론의 본격화로 방송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졌다. 셋째, 선거여론조사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넷째, 선거가 여전히 지역대결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신문과 방송의 선거보도 태도
신문들은 다자구도를 가진 이번 선거를 후보들간의 대결구도로 상정하고 선거를 전략의 대결로 다루고 있다. 선거는 흥미로운 게임이나 전쟁이며, 후보들의 목표는 오직 승리뿐이다.
이런 선거기사는 유권자에게 ‘누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것 같은가’라는 메시지를 결코 주지 못한다.
이러한 보도는 쟁점과 정보를 오히려 차단하고, 유권자를 전략분석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만들며 정치인이 마치 선전.선동가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강화시켜 유권자의 정치적 냉소주의를 부추긴다.
현재 방송사와 신문사들은 TV토론 주최에만 열중하고 TV토론의 영향력이 컸음을 자랑할 뿐 TV토론이 끝난 후 발언내용을 평가하거나 내용의 의미와 진실여부를 검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검증이 없으면 TV토론은 후보들이 자유롭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
경마식 보도
우리언론의 선거보도는 정책이나 이슈문제에는 관심이 없고 어느 후보가 얼마나 앞서 있고 최종승리자가 누가 될 것이냐 하는 ‘경마식 저널리즘’의전형이다.
또한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해 제각기 다른 여론조사결과 때문에 후보자와 유권자가 모두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
지방신문 선거보도의 특징
지방신문의 선거보도는 중앙지에 비해 보도량이 적고 연합통신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으며 내용은 대체로 지역정서에 편승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주민의 여론과 감정을 그대로 전달.대변하는 '언론의 거울론'과 주민과 멀리 떨어져 지역사회의 바른길을 제시해야할 '언론의 목탁론'이라는 두가지 역할을 균형있게 수행해야 한다.
지역언론의 보도방향
언론은 지역감정에 편승해서는 안되며 공정보도를 망각해선 안된다. 몸과 마음은 지역에 뿌리를 두되 정신과 시각은 전국적.세계적으로 통찰해야 한다.
특히 선거에서는 지역의 현안을 적극 개발하고 여론을 수렴하여 정책중심의 선거를 만들어내야 한다. 후보들의 정책비교, 정책에 대한 평가, 해설 역시 강화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