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노인인구 1,051만명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나라입니다. 당진시 역시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이미 22%를 넘어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이제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존엄하게 마무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특정 세대만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곧 직면하게 될 공동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진시에는 아직 자체 화장 시설이 없습니다. 그 결과 시민들은 사랑하는 부모, 형제, 이웃을 떠나보내는 순간마다 홍성, 천안, 공주 등 인근 외부 도시로 발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장거리 이동과 예약 대기 속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차분히 배웅하지 못하는 현실은, 유족에게 정신적․경제적 부담을 고스란히 안기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나라 화장률은 꾸준히 증가해 20년 전인 2003년 46.4%에서 2023년 92.9%로 약 두 배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묘지 관리 후손의 부족, 간소하고 편리한 장례 절차 선호, 그리고 친환경 장례문화에 대한 선호와 관심이 있습니다. 실제로 충남 지역의 화장 건수는 2021년 1만7천여 구에서 2023년 2만여 구로 3천 건 이상 늘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사망자 수는 베이비부머가 주를 이루는 2052년까지 계속 증가할 전망입니다. 사망자 수와 화장률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초고령사회 속 장례 인프라의 부족은 우리 모두에게 예견된 문제입니다.
다른 지자체들은 이미 한발 앞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김해시와 협력해 광역 화장시설을 건립함으로써 예산 절감과 함께 연간 수익을 증대를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대구시와 경산시, 화성시 등에서는 늘어나는 화장 수요에 맞춰 화장장을 설치하고, 첨단 설비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며, 추모공원과 휴식 공간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화장장 건립은 시민과 주민의 수용성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고, 인근 시군과의 협력도 필수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우려하고 걱정할 시기가 아닌 것처럼 논의를 미루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앞당기는 일입니다.
화장장 건립은 부지 선정부터 예산 확보, 주민 협의까지 통상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지금 논의를 시작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당진 시민들은 더 큰 비용부담과 불편 및 갈등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화장 시설은 단순한 장례 인프라가 아닙니다. 초고령사회 속에서 우리 모두가 반드시 마주하게 될 삶의 마지막 순간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약속입니다. 이제 당진시는 이제 막연한 거부감의 벽을 넘어, 시민과 함께 논의를 시작하고, 존엄한 마무리를 위한 실질적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함께 하여야 합니다.
부지 검토와 예산 확보, 주민과의 충분한 소통 과정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시민의 존엄을 지키는 화장 시설 건립은 이제 미룰 수 없는 당진시의 시대적 과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