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명절을 앞두고 공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당진시의 한 발효액 사업자 A씨가 국민연금공단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피해를 입을뻔한 사건이 발생했다. 정교하게 위조된 공문서까지 동원된 이번 사건은 명절 선물 수요를 노린 신종 사기 수법으로 분석된다.
선물 주문 미끼로 접근
A씨에 따르면 지난 8월 13일 오전 11시경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은 “직원 82명에게 줄 선물을 주문하려 한다”며 발효액 주문을 문의했다.
A씨가 주문 가능 여부를 확인하자 상대방은 “국민연금공단”이라고 소속을 밝혔다. 이어 “과장 결재가 필요하다”며 다음날 아침 다시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손00 대리라는 명함이 이메일로 발송됐다. 그러나 A씨는 명함에 회사 전화번호, 팩스번호, 이메일 주소가 없고 핸드폰 번호만 기재된 점을 의심했다.
A씨는 “오랫동안 사업을 해왔는데 이런 명함은 처음 봤다”며 “국민연금공단 마크는 똑같았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공문서 위조까지 동원
8월 21일 과장이라고 소개한 사람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물품구매 확약서’라는 공문서를 이메일로 보내며 저녁까지 물건을 준비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을 수상히 여긴 A씨는 즉시 국민연금공단에 전화해 손00 대리의 존재 여부를 확인했다. 연금공단 측은 “해당 직원이 없다”고 답했다. 공문서도 연금공단에 재확인한 결과 “그런 양식도 없고 그렇게 결재하지도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다.
A씨는 “공문서까지 위조해 사기를 치는 것은 업무방해 및 공문서 위조”라며 연금공단에 경찰 신고를 요청했다.
다른 업체 소개까지 요구
더욱 교묘한 것은 추가 사기 시도였다. 범인은 A씨에게 “선물을 두 가지로 준비하는데 홍삼을 공급하는 업체를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한 사람을 속이면 그 사람이 소개한 다른 업체까지 연쇄적으로 사기를 치려는 수법”이라며 “참 교묘하고 치밀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공단은 A씨의 신고 후 홈페이지에 해당 물품 구매 사기 건에 대한 경고 공지를 게시했다. 이번 사건은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 선물 판매에 적극적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노린 범죄로 분석된다.
A씨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물건이 잘 안 팔리는데 누가 대량 주문한다고 하면 혹한다”라며 “이런 심리를 노린 악질적인 범죄”라고 강조했다.
A씨는 또 “대기업은 이런 피해를 잘 안당하지만 매출이 적은 영세업체들이 물건 팔 욕심에 덫에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 “철저한 확인 필수”
보이스피싱 예방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명의의 주문이 들어올 경우 반드시 해당 기관에 직접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명함에 회사 대표번호 없이 핸드폰 번호만 있는 경우 △공문서 양식이 이상한 경우 △급하게 물건 준비를 요구하는 경우 △다른 업체 소개를 요청하는 경우 등은 의심해봐야 한다.
당진경찰서 관계자는 “명절을 앞두고 이런 유형의 사기가 증가하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반드시 해당 기관에 직접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