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시의 중장기 핵심 현안사업들이 잇따라 제동이 걸리며 ‘빨간불’이 켜졌다. 충남 서북부권의 광역 교통축을 이 끌 것으로 기대된 제2서해대교 건설 사업, 서해안 내륙 연결망의 핵심인 당진–천안 고속도로, 그리고 합덕읍에 유치를 추진 중인 해양경찰인재개발원까지 모두 예비타당성 및 적격성 심사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지역 균형발 전과 산업 물류 기반 확충의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제2서해대교, 해저터널‧민자 동시 제동
제2서해대교 건설은 국비 해저터널 과 당진–화성 구간을 잇는 민자고속 도로 두 가지 방식으로 추진돼 왔다. 그러나 국비 해저터널 안은 국도‧ 국지도 건설계획에 포함되지 못하며 사실상 좌초 상태다. 해저 지반 조건과 비용 부담, 환경 리스크가 높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민자사업으로 추진된 당진–광명 고속도로 역시 경제성 부족(B/C 미달)으로 무산됐다. 이후 대우건설이 당진–화성 민자고속도로 추진 의사를 밝히며 충남도와 당진시가 지원 중이지만, 경기 침체와 재원 부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어기구 국회의원과 시의회, 지역 정치권은 관련 정부 부처 면담, 건설 특위 구성 및 건의안 채택 등으로 여론전을 벌이고 있으나 상위 국가계획 반영과 재원 확보가 뒤따르지 않으면 현실화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진–천안 고속도로마지막 ‘당진–인주’ 구간 멈춰
2004년 착수된 당진–천안 고속 도로는 천안–아산 구간이 2023년 9 월 개통, 아산–인주 구간이 내년 준 공 예정이다. 그러나 마지막 구간인 당진–인주(약 15km)는 기획재정부 타당성 재검토에서 경제성 부족으로 ‘보류’ 판정을 받아 사실상 중단됐다.
이로 인해 당진항과 산업단지를 잇는 물류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완전 개통 시 예상된 교통량 분산 효과도 반감됐다. 이해선 도의원이 지난 7월 충남도의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강력히 건의하고 이후 충남도의 회는 지난 9월 조속 추진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했으나 추가 예산 확보와 재심사 통과가 관건이다.
해양경찰인재개발원 예타 미선정 연속 불발
합덕읍 일원에 유치를 추진 중인 해양경찰인재개발원 역시 예비타당성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월 두 번째 고배다. 이 사업은 하루 400명 이상 교육 가능한 국가기관 신설로 지역 숙원사업으로 꼽혔다. 해양경찰청은 총사업비를 축소하고 부지를 조정한 ‘축소 재설계안’으로 재신청했으나, 교육훈련 수요와 경제적 파급효과 입증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현재 해양경찰청과 충남도, 당진시가 협의체를 구성해 재도전 전략을 마련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재신청을 목표로 두고 있다.
공통된 병목, ‘경제성’과 ‘우선순위’
세 사업 모두 공통적으로 경제성 부족·국가계획 반영 난항이라는 벽 에 부딪혔다. 교통 수요 예측이 보수적으로 산정되고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B/C(비 용대비편익) 수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민자사업의 경우 금융비용과 수요 위험이 높아 민간 참여도 쉽지 않다.
이에 어기구 의원은 “필요성 자체 는 높지만 국가계획에 편입되지 못하면 예산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며 “중앙정부와의 협의 단계부터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진의 숙원사업인 만큼 반드시 해결되도록 다 각도로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증명’의 단계로
지역 균형발전의 축으로 꼽히는 대형 사업들이 잇따라 발목을 잡히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정책의지보다 실행력이 문제’라는 비판이 높다. 인프라 확충 지연은 당진항 물류비 증가, 산업단지 경쟁력 저하, 신규 투자 위축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진시 관계자는 “당진시는 사업 타당성을 보완해 중앙정부 협의에 다시 나설 예정”이라며 “국가계획 반영과 예산확보를 위해 도‧시·지역 정치권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지금 당진의 대형 프로젝트들은 ‘필요성’이 아니라 ‘증명’의 문제다. 경제성, 우선순위, 재원 구조를 수치와 로드맵으로 명확히 보여주지 못한 다면 ‘빨간불’은 장기 신호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