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는데, 나는 강산이 두 번 변하고도 반 바퀴를 더 돌 만큼 오랜 세월 을 음식과 함께해왔다.

아무런 경험도, 준비도 없이 뛰어든 요식업계 였지만, 모진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며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돌이켜보면 음식으로 맺어진 인 연 하나하나가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사람이 살아가며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자 주 마주하는 것은 먹거리다. 그만큼 ‘바른 먹거 리’는 우리의 삶에서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가 치다. 요즘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유행도 바람 처럼 지나가지만, 그 속에서도 고객의 입맛을 사 로잡기 위해 메뉴를 연구하고 반찬을 새로 만 들어 내며 하루를 시작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음식도 달라지고 있다. 패스 트푸드와 냉동식품이 보편화된 시대, 그것들을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입맛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이 이어온 음식, 정성과 기다림이 담 긴 전통의 맛이 점점 사라져 가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맛과 모양, 색감까지 정갈하게 담긴 한식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우리의 자 랑스러운 문화다. 요즘 들어 주변에서 음식점들이 하나둘 문을 닫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경험 부족, 경기 침체, 세금 부담, 인건비 상승, 비싼 임대료…. 이 모든 것이 자영업자에게는 벅 찬 현실이다. 나 역시 매일같이 걱정을 안고 하루를 보낸다.

돌이켜보면 우리 자영업자들은 세월 따라 수 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세월호 참사, 김영란법 시행, 메르스, 각종 지역축제의 부침, 코로나19 팬데믹 등 그때마다 버티고 견뎌낸 것은 결국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친 자영업자의 끈기와 노하우였다.

나 또한 오랜 단골손님들과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 준 직원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정말 힘든 시기였지만, 음식으로 맺어진 관계와 믿음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예전에 읽었던 책 속 문장이 문득 떠오른다. “신발도 오래 신은 신발이 발에 익듯, 음식도 오 래 묵은 된장과 간장, 그리고 김장김치가 깊은 맛을 낸다.”

전통의 맛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뚝배기보다 장맛이 중요하다는 말처럼, 전통음 식은 우리의 뿌리요, 문화의 기억이다. 어느덧 나도 된장처럼, 김장김치처럼 세월을 묵히며 25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앞으로도 단순히 장사꾼으로 남기보다는 ‘고객의 바른 먹거리’를 생각하며 행복을 나누는 음식문화의 선구자가 되고 싶다.

이 겨울, 불경기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모든 자영업자분들께 진심으로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가 만든 음식이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하는 힘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다시 조리복의 끈을 단단히 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