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면 신당리 일대 성토지 불법매립으로 인한 침출수 유출로 피해를 입은 농경지 토양에서 중금속 오염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확한 쌀에서 카드뮴이 식품위생법 기준을 초과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은 지난 9월 17일 신평면 신당리 316-1번지 일대 벼 고사 지역을 현장 조사하고 토양, 논물, 식물체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지난달 29일 민원인에게 통보했다.

토양 7개 지점서 중금속 기준 초과

농기원 분석 결과에 따르면 벼 고사 지역 토양에서 카드뮴, 구리, 니켈, 아연 등 중금속이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크게 초과했다. 일부 지점에서는 대책기준까지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사지역 1번 시료에서 카드뮴 6.7㎎/㎏, 구리 564㎎/㎏, 니켈 346㎎/㎏이 검출돼 우려기준을 크게 초과했다. 성토지 토양은 더욱 심각했다. 7번 시료에서 카드뮴 26.0㎎/㎏, 구리 4122㎎/㎏, 니켈 2996㎎/㎏이 나타나 대책기준마저 훨씬 초과했다.

쌀에서 카드뮴 검출

더욱 심각한 것은 쌀에서도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점이다. 고사지역 인근 신당리 317번지에서 채취한 벼 이삭을 도정해 백미를 분석한 결과 일부에서 카드뮴 함량이 식품위생법 국류 중금속 기준을 초과했다.

식물체(쌀) 분석 결과 신당리 317번지에서 카드뮴 0.29㎎/㎏이 검출됐다. 신당리 317-1번지는 카드뮴 0.15㎎/㎏로 나타났다. 카드뮴 기준인 0.2㎎/㎏ 이하를 초과한 것이다.

논물 분석 결과도 심각했다. 고사지역 논물은 pH 7.3, EC 9.43dS/m, 황산이온 352㎎/L, 염소이온 217㎎/L로 정상생육 지역(pH 6.7, EC 0.37dS/m, 황산이온 142㎎/L, 염소이온 95㎎/L)과 큰 차이를 보였다.

농기원은 보고서에서 현장 조사 결과 해당 지번의 벼가 말라서 고사했으며 인근 지역도 일부 고사되고 있는 실정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벼가 고사된 지역의 논물은 검은색으로 약간의 악취가 있었다. 벼 고사는 공사지역의 하수관과 연결된 배수로 옆의 지번(신당리 316-1)이 가장 심했고 인근 지번(신당리 317)에서도 공사지역 토사의 흔적이 발견됐다.

성토 현장에서는 일반적인 황토, 마사토 이외에도 토양이 아닌 슬래그 형태의 고형물이 다수 발견됐으며, 색상도 붉은색, 청색, 노란색 등 다양했다. 농경지와 공사현장(성토지) 사이에는 농로가 있고,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으며, 농로 밑으로 하수관이 설치되어 있어 공사현장에서 물과 토사가 유입된 흔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주민 “3개월 넘게 오염수 유입”

피해 주민은 지난 7월 17일 폭우 이후 3개월 넘게 오염수가 유입돼 농경지 7800평에서 벼를 한 톨도 수확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피해 주민은 “3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오염수가 논으로 다 들어갔다”라며 “논의 벼 전체가 고사할 수밖에 없는 어마어마한 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7월 17일 새벽 4시 폭우가 쏟아진 뒤 아침 9시 20분쯤 현장에 가보니 검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며 “그때부터 계속 현장을 지켜봤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민은 “마지기당 4가마씩 나오는 논인데 올해는 수확을 하나도 못했다”며 “검은 물이 흘러들어가는 걸 눈으로 봤는데 거기서 수확한 걸 어떻게 먹느냐”고 반문했다.

악취 피해도 심각

악취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주민들은 “인근 공장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일할 정도로 냄새가 심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현장에 들어가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악취가 나 창고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며 “공사장 뒤편에서 보이는 성토지에는 용암이 분출하듯 하얀색, 노란색 물이 흘러내렸다”고 증언했다.

마을 주민들은 이 하얀 물질에 대해 “소금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다”며 “일반적인 황토가 아닌 이상한 것들이 들어가 있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반입 차량 8400대, 당초 발표 10배 넘어

공사장으로 반입된 성토의 양도 논란이다. 당진시는 당초 차량 800대 분량의 성토가 반입됐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8400대 분량이 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은 “처음엔 3400대라고 했다가 나중에 8400대로 정정됐다”며 “시청의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주민은 “8400대가 반입됐다는 건 어느 한 곳에서만 가져온 게 아니라 여러 곳에서 가져왔다는 의미”라며 “어떤 성분이 섞여 있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주민들은 당진시의 늑장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피해 주민은 “8월 6일 민원을 넣었는데 시료 채취는 9월 11일에야 이뤄졌다”며 “시에서는 항상 ‘토지주와 연락이 안 된다’,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7월 17일 폭우 이후 3개월 넘게 방치해 두고 뒤늦게 대응했다”며 “처음부터 신경 썼으면 이 정도까지는 안 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또한 “복구 명령 2차까지 내리고 한 달 또 기다린다고 한다”며 “12월 8일이면 2차까지 끝나는 줄 알았는데 또 30일을 기다린다고 해서 의지가 있는 건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원상복구만이 해결책”

주민들은 원상복구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피해 주민은 “난 농지만 원상복구 시켜주면 된다”라며 “농사지을 수 있도록 시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지금도 검은 물이 계속 나온다는 건 얼마나 많은 양의 폐기물이 들어갔겠느냐”라며 “하루라도 빨리 원상복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진시, 합동대응단 구성

한편 당진시는 지난 10월 24일 부시장을 단장으로 합동대응단을 구성해 매주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총 6회차 대책회의를 열고 방제 조치 및 원상복구 대책을 협의했다.

특히 현재까지 침출수 총 318톤을 처리했으며 추가로 위탁 처리비 확보 및 방수포 덮개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문제는 강우에 따른 침출수 발생량 증가와 이로 인한 처리비용 증가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시는 이와 함께 농지법 및 국토계획법 위반 관련 행위자 경찰 고발, 산지법 및 폐기물관리법 위반 관련 토지주 및 시공사를 조사했다. 시는 향후 사건관계인 및 토사반입 업체 등 추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나 성토지 외 다수 지역 배출된 토사 등이 혼합돼 출처 확인 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시는 농지법 위반 원상회복 사전통지 및 원상회복 명령(12월 8일 한), 국토계획법 위반 원상회복 사전통지 및 원상회복 명령(12월 8일 한), 산지전용허가지 재해방지 명령 및 복구대집행 계고(11월 19일)를 완료했다. 향후 행위자 원상회복 미이행 시 행정대집행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침출수 피해 우려지역 미수확 벼 시료채취(9점) 및 검사를 완료했으며 피해 우려 해소를 위한 객관적인 자료 제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