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정비 사업 진행중인 당진 전통시장의 모습 (당진시대 DB)
재건축 정비 사업 진행중인 당진 전통시장의 모습 (당진시대 DB)

전통시장 재건축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 되고 있는 가운데 비슷한 시기 재개발을 진행 중인 인천 송현자유시장(옛 양키시장) 이 행정의 절차 공개 방식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지가 당진 전통시장 갈등을 취재하며 인천 사례와 비교한 결과, 양측의 갈등 강도는 ‘행정의 소통 구조’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인천, 안전등급·이주·철거 절차 홈페이지 공개

인천시는 송현자유시장 철거 추진 과정에서 △정밀안전점검 결과(D·E등급) △철 거 결정 배경 △이주·보상 절차 △추진 일정 등 주요 내용을 시 공식 홈페이지 보도 자료로 공개해 시민·상인이 같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절차의 전 과정이 문서로 확인 가능했고, 이는 갈등 억제 장치로 작동했다.

당진, “문서 없다”는 상인 vs “열람 가능”하다는 행정… 불신이 갈등 키워

반면 당진 전통시장 재건축에서는 “서류 공개가 없다”는 상인들의 주장이 반복되며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열린 시민단체와의 긴급 간담회에 상인들은 당진시와 정비사업주식회사를 향해 “구두 설명만 있다”, “약속을 했다가도 발뺌한다”, “세부 설계·보상 기준이 없다”, “임시시장 조건이 열악하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상인 40여 명은 이날 시민단체에 도움을 요청하며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인천은‘행정주도사업’,당진은‘민간정비조합주도’

두 사업의 구조 자체도 다르다. 인천은 행정이 직접 주체가 되어 안전점검→보상 →이주→철거 절차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당진은 기부채납 방식으로, 실 질 사업 주체는 정비조합·신탁·시공사 등 민간이 진행한다.

이 차이로 인해 책임 주체가 불분명한 당진 구조에서는 행정·상인·정비조합 간 신뢰 붕괴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갈등의 핵심은 ‘절차 공개’

결국 두 사례는 “정보를 어떻게,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공개했는가”에서 차이가 갈린다.

인천은 문서 기반 소통에 따라 절차에 대한 신뢰를 확보했지만 당진은 총회 이후 대부분 상인들의 주장에 의하면 구두나 부분적 설명으로 인해 루머·불신이 증폭됐다.

또한 당진 전통시장 사례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대목 역시 정보 비대칭이다.

보상·설계·임시시장 등 핵심 정보가 충 분히 문서화·공개되지 않아 상인들이 “믿을 수 없다”고 느끼는 구조가 갈등의 핵심이다.

“지금 중재하면 싸움만… 1월 허가 후 나선다”

당진시는 본지 취재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적인 내부 기조를 설명했다.

당진시 지역경제과 과장은 “정비조합도, 반대 상인도 각각 사정이 있다”며 “지금 개 입하면 갈등이 더 커진다. 행정에서도 죽을 지경”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진시는 1월 초 건축허가가 나오 게 되면 사업 구조와 일정이 확정되므로 그 때 정식 중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논란 속에 명확한 판단을 밝히지 않던 시가 처음 밝힌 중재 시점이다. 임시시장 논란에 대해선 지역경제과 팀장은 “불편함을 인정한다. 하지만 시도 최 선을 다했다. 이동해야 실제 불편을 파악해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입점 동의나 보상을 아직까지도 선택하지 않은 상인에 대해 “감정평가라도 받아야 권리 보호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행정이 공개해야 갈등 줄어든다”

박근식 비상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절 차적 투명성 확보 없이는 갈등이 반복된다” 고 지적한다. 재입점 기준, 임시시장 배치 도, 보상 기준, 설계도 등 핵심 문서를 시민· 상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구조를 갖춰야 사업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는 것이다.

인근 지자체의 사례처럼 행정이 일정 부분 책임지고 정보공개 창구를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