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4월 개소 이후 7년간 석탄화력발전소 주변 지역에 대한 감시 활동을 토대로 환경 피해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해 온 당진화력발전소 민간환경감시센터가 올해부터 탄소중립지원센터로 통합 운영된다. 이에 2025년을 끝으로 센터장 역할을 마무리하는 김병빈 센터장을 만나 그간의 활동과 소회를 들었다.
Q 센터는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졌나
우리나라는 과거 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에만 약 30년 넘게 민간환경감시센터가 운영돼왔다. 주민들이 발전소 측의 자체 발표 자료를 신뢰하지 못했기 때문에 민간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환경을 측정하고 검증할 기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반면 석탄화력발전소는 대기오염물질과 미세먼지, 석탄재 등 다양한 환경 유해 요인을 배출함에도 이를 감시하는 기구가 없었다. 2017년을 전후해 석탄화력발전소 배출 오염물질이 건강과 수명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됐고 이에 국가가 화력발전소에도 민간환경감시센터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첫 번째 시범 대상지로 당진이 선정되면서 센터가 출범하게 됐다.
Q 센터의 역할과 그동안의 성과는?
활동 전과 후를 비교해 보면 가장 큰 성과는 ‘사실에 대한 검증’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발전소가 자체적으로 측정해 발표하는 결과가 사실인지를 전문가들이 조사하고 분석해 주민들에게 설명함으로써 막연한 불안과 궁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
발전소와의 공동 조사·분석을 통해 상호 비교 검증이 가능해졌고, 7년간 발전소 주변 지역 환경 변화 추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나쁠 것’이라는 인식에 머물렀던 문제들을 수치와 조사로 규명해 오염물질을 저감하는 성과도 있었다. 실제로 저감 설비 설치를 유도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한 결과 2015년 약 2만1000 톤에 달하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현재는 약 4000톤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밖에도 발전소 소음 문제 개선과 함께 센터의 존재 자체가 발전소의 안전·환경 관리 강화를 이끌어 사고 발생이 줄어든 점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Q 한계나 아쉬운 점, 앞으로의 과제는?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도 있다. 저감 설비를 통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긴 했지만 100% 제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온실가스 문제에 대해서는 센터 차원에서도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발전소가 여전히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정보가 존재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도 과제로 남아 있다. 또 주민들이 변화된 현재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그에 근거해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일 역시 중요하다.
아울러 센터의 조사 배경과 결과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Q 진폐증 문제나 발전소 폐쇄와 관련해 지역사회가 준비해야 할 점은?
진폐증이나 체내 비소 검출과 같은 문제는 단기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20~25년 이상 오염물질이 축적되며 발생한다. 발전소 가동 25년을 넘기면서 건강 피해가 서서히 드러나는 만큼 주민에 대한 장기적인 추적조사가 필요하다. 현재 거주 주민뿐만 아니라 과거 20년 이상 거주하다 이주한 주민, 장기간 근무 후 퇴직한 노동자들까지 포함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발전소 폐쇄와 관련해서는 조기 폐쇄와 재생에너지 전환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전환 과정에서 주민과 노동자들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직업 교육을 하고 지역 업체들도 업종 전환을 지원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Q 탄소중립센터로 통합 운영되는 데 대한 우려는 없나?
민간환경감시센터와 탄소중립센터는 설립 목적과 소관 부처가 다르다. 민간환경감시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이고 탄소중립센터는 환경부 소관이다. 이러한 두 센터가 통합되면서 발생할 부작용이 우려된다.
또 현재 탄소중립센터는 세한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연구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실제 기후 위기 대응과 시민 교육 등 본래 목적이 흐려질 수 있다. 탄소중립과 환경 감시에 대한 노하우를 갖춘 전문 기관이 배제된 채 위탁 운영이 이뤄지는 점도 우려스럽다.
Q 센터장 역할을 마무리하며 전하고 싶은 말은
지난 38년간 시민운동과 환경운동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는데 민간환경감시센터에서 그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에 없던 석탄화력발전소 민간환경감시센터를 처음 맡아 운영하며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 갈 수 있었던 점도 뜻깊다.
다만 석탄화력발전소의 조기 폐쇄를 이끌지 못한 점, 발전소의 숨겨진 문제를 더 많은 시민과 국민에게 알리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남은 과제들이 앞으로 잘 이어지길 바라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단체와 깨어 있는 시민들과 함께 앞으로도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