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 원료부두 예선 배정 과정에서 제기된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이 최종 확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이 정당하다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을 대법원이 그대로 유지하면서 해당 사안은 법적으로 결론이 난 상태다.
이번 판결로 예선 배정 권한을 이용한 수수료 수취와 신고 업체에 대한 보복성 배정 중단 행위가 모두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판단이 확정됐다.
대법원 상고 기각…불공정행위 판단 ‘최종 확정’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상록해운이 현대제철 광탄선 예인 사업과 관련해 예선 배정 권한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예인선사들에게 계약에 없는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공정위에 신고한 업체에 대해서는 예선 배정을 중단하는 등 보복성 불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상록해운에 과징금 3억 6100만 원과 시정명령, 검찰 고발조치를 내렸다. 상록해운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8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제1496호 기사 <“갑질 · 보복으로 공정위 제재…과징금 3억 처분해도 아랑곳 안 해”>, 제1570호 기사 <현대제철 광탄선 예인사업에 ‘불공정거래’ 확인> 참조
이후 상록해운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 이유가 법률심 판단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로써 공정위 처분과 고등법원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법원 “수수료 수취·보복 조치 모두 위법”
법원은 상록해운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거래 상대방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제공하고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어긋나는 경제적 이익을 수취했으며 공정위 신고를 이유로 보복 조치를 취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예선 배정 권한을 가진 지위를 이용해 사실상 ‘일을 배정해 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거나 문제 제기 이후 배정을 중단한 점이 불공정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상록해운은 과징금 납부와 시정명령 이행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향토기업 해나루항만의 문제 제기
이번 사건은 당진 지역 향토 예인선사인 ㈜해나루항만의 문제 제기에서 출발했다. 해나루항만은 지난 2014년당진항에서 발생하는 항만 관련 경제적 효과가 지역민에게 환원돼야 한다는 취지로 당진시민들이 주주로 참여해 설립된 기업이다.
그러나 실제 항만 현장에서는 예선 배정 구조상 특정 대리점 중심의 운영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향토기업이 사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돼 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해나루항만은 이 과정에서 수수료 부담과 배정 축소 등 불이익을 겪었다며 공정위에 문제를 제기했다.
해나루항만 “이제는 판결 취지에 맞는 변화 필요”
판결 결과에 정덕영 해나루항만 대표는 “불공정 행위가 공정위 판단에 이어 사법부 판단까지 거치며 법적으로 확인됐다”며 “이제는 불공정 여부를 다툴 문제가 아니라 판결 이후에도 현장이 왜 바뀌지 않는지에 대한 문제를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특혜를 요구한 적이 없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향토기업이라고 해서 배제되거나 불이익을 받는 구조가 아니라 다른 예인선사들과 마찬가지로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나루항만 측은 이번 판결이 단순히 한 기업에 대한 과징금 문제를 넘어 항만 예선 거래 질서 전반을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덕영 대표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법적 판단이 최종 확정된 만큼 관련 주체들이 판결 취지에 맞는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