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LNG 기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준설토 처리 문제가 다시 지역사회 쟁점으로 떠올랐다. 시민단체가 행정 책임을 강하게 제기하면서 준설토 평택 반출과 친수시설 무산, 비용 부담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당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진의 자원이 타 지역 개발에 사용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며 당진시와 한국가스공사의 책임 규명을 요구했다.

비상행동에 따르면 LNG 기지 항로 준설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약 650만㎥ 루베 규모의 준설토가 발생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약 85만㎥ 루베가 이미 평택항 매립지로 반출됐다. 향후 약 600만㎥에 달하는 준설토가 추가로 평택으로 반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비상행동은 “당초 당진시는 준설토를 활용해 항만 친수시설을 조성하고 시민에게 환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매립 구조 문제와 행정 절차 대응 실패로 계획이 무산됐다”며 “결과적으로 당진에서 나온 흙이 평택 개발에 사용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비상행동은 특히 준설토 처리 과정에서 ‘수토비’ 명목의 비용 부담까지 발생해 흙도 주고 돈도 줘야 할 판인 상황을 꼬집으며 당진시민들의 세금도 들어가는 가스공사가 비용 부담을 해야 하는 부분을 강조했다. 단체는 “흙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처리 비용까지 부담하는 구조는 행정 판단 실패의 결과”라며 “이로 인해 당진은 친수시설을 잃고 재정 부담만 남게 됐다”고 주장했다.

친수시설 약속 무산…준설토는 평택으로

비상행동은 당초 계획됐던 항만 친수시설이 구조적 문제와 행정 대응 실패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당진시는 준설토를 활용할 경우 수백억 원에서 최대 1000억 원 가까운 예산 절감 효과가 가능하다고 설명해 왔지만 해당 계획은 매립지 소유권 문제와 절차적 대응 실패 속에 중단됐다는 주장이다.

단체는 “준설토 처리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LNG 기지 인허가가 진행된 것 자체가 행정 실패”라며 “친수시설이라는 시민 환원 사업은 사라지고 평택 반출이라는 결과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준설토 반출로 평택항 개발 일정이 앞당겨진 반면 당진은 친수시설 계획이 지연되거나 중단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비상행동은 계획 변경 경위와 정책 판단 근거를 시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99대1 협약·비용 부담 구조 쟁점 부상

이번 논란의 핵심으로 지목된 것은 당진시와 한국가스공사 간 체결된 ‘99대 1 지분 협약’이다. 비상행동은 해당 협약으로 인해 당진시가 매립지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을 확보하지 못했고 구조적 문제를 인지하고도 수정하지 못한 채 사업이 추진되면서 친수시설 계획이 결국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준설토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 구조 역시 문제로 제기됐다. 비상행동은 “준설토는 LNG 기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만큼 원칙적으로 처리 책임은 사업 주체에게 있음에도, 행정적 부담이 당진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상행동은 준설토 처리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할 것과 평택 반출 결정 과정 및 비용 협약 내용을 전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한국가스공사는 준설토 관련 예산 규모를 시민에게 공개하고, 당진시는 친수시설 무산 원인과 협약 변경 과정을 공식 해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성환 당진시장이 준설토 처리 계획 없이 인허가를 진행한 행정에 대해 시민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비상행동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정책 실패로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시민 세금이 행정 실패의 뒷수습 비용으로 사용되는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직후에는 한국가스공사 측에 항의 방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준설토 처리 문제는 단순한 사업 논쟁을 넘어 행정 절차와 정책 판단, 재정 영향 등 복합적인 쟁점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진시와 한국가스공사의 공식 입장 발표 여부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기자회견 이모저모

한편 기자회견 말미에는 준설토 처리 경위와 책임 범위, 정치권 역할 등을 둘러싼 기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Q. 중도일보 박승군 기자

준설토 관련해서 어기구 의원에게 협조 요청한 적 있나. 또 해수부에 부당성 알리고 당진 흙이 평택으로 가는 것에 대해 반대 행동 한 적 있나.

A. 비상행동 측

협조 요청은 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사안이 행정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이었고 시민단체가 구조와 사업 가능성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 최근 상황이 완전히 결정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됐고 행정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문제 제기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해수부에 별도 행동을 하지 못했다.

Q. 중도일보 박승군 기자

650만 루베 준설토가 전부 당진에서 나온 것은 아니지 않나. 3분의 2는 화성, 3분의 1이 당진으로 알고 있다. 또 이 사업은 전임 시장 시절부터 진행된 일인데 현 시장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균형이 맞지 않는 것 아닌가. 어기구 의원도 ‘한 톨도 줄 수 없다’고 했는데 정치권 책임도 있는 것 아닌가.

A. 비상행동 측

준설로 발생한 총 물량은 약 650만 루베이며 정확한 비율은 가스공사에 확인하겠다. 정치권과 행정 모두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허가권과 99대1 협약을 체결한 주체는 시이고 최종 결정권자는 당진시다. 정치권에도 책임을 요구하겠다.

Q. 중도일보 박승군 기자

당진 시민 한 사람이 어기구 의원실을 세 번 찾아갔는데 두 번은 못 만났고 한 번은 만났지만 “다른 일정 있다”며 자리를 떠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국회의원 역할도 필요한 것 아닌가.

A. 비상행동 측

정치권에도 역할 요구하겠다.

Q. 대전일보 차진영 기자

이 사안을 초기부터 취재했다. 지분 매입과 매립지 문제는 의회 동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협약이 먼저 체결됐다. 당시 가장 큰 우려는 매립지 주체가 가스공사로 넘어가는 구조였다. 해수부는 상부와 하부를 하나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상부 계획 제출을 요구했지만 가스공사 정관상 마리나나 호수 같은 시설 투자가 어려웠다.

그 당시 취재 과정에서 당시 오성환 시장이 1% 지분도 가능하다고 판단한 배경에는 주무팀장과 주무과장의 잘못된 정보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해수부 의견을 의원실에서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적 이유 등으로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안은 특정 한쪽 문제가 아니라 행정, 정치권, 시의회가 얽힌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

A. 비상행동 측

관련 사실 확인하겠다.

Q. 최진영 기자

시의회와 행정, 해수부 의견 공유 과정 등 전반 검증 필요하다.

A. 비상행동 측

추가 확인 후 필요하면 시민 대토론 추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