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대전 행정통합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보류되면서, 이를 놓고 여야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지역의 미래를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고 비판했고,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는 민주당의 법안을 '빈껍데기'라 규정하며 거칠게 맞받았다.
민주당충남도당 “당리당략으로 지역 미래 걷어찬 김태흠 지사 과 촉구”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지난달 25일 오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법사위에서 통합특별법을 보류시킨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이정문 충남도당위원장은 “행정통합은 지방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절호의 기회인데, 국민의힘이 스스로 추진해놓고 결정적인 순간에 입장을 뒤집었다”며 “이는 명백한 약속 파기이자 지역의 백년대계를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측은 이번 특별법에 △4년간 20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권한 이양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승조 전 충남지사 역시 “지역 발전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김태흠 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김태흠 충남지사 “민주당은 나쁜 사람들… 알맹이 없는 졸속 법안”
민주당의 파상공세에 김태흠 충남지사는 즉각 반발했다. 김 지사는 이날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법사위가 충남대전통합특별법 상정을 보류하고 추후 논의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행정통합은 무산 지경에 이르렀다”며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이어 “예타 면제나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 이양, 개발 인허가 사업 의제 처리 등 주요 권한을 과감하게 통합시에 넘겨줘야 한다”며 “그러나 충남대전통합특별법에는 이 같은 핵심 내용이 모두 빠지고 선언적 문구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진짜 통합’을 위해 지금이라도 국회 내에 여야 동수의 통합특별위원회를 구성, 실질적인 통합법안을 성안하고, 실행 시기와 방법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이 자신을 향해 ‘매향 3적(고향을 팔아먹은 세 사람)’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참 나쁜 사람들”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이날 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말 한마디에 한두 달 만에 알맹이 하나 없이 뚝딱 만든 빈껍데기 법안을 무조건 받으라는 것이야말로 매향 행위”라고 반박했다.
앞서 충남·대전 행정통합특별법은 지난달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며 급물살을 타는 듯했으나, 당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지역 내 이견과 추가 검토 필요성 등을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은 남은 임시국회 기간 내 통과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재정·권한 이양이 담보되지 않은 졸속 추진은 불가하다”며 사실상 법안 폐기와 재설계를 거듭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엑스(X·옛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천년의 역사를 가진 광역 행정구역 통합을 충분한 공감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할 수 없다”라며 “100%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해당지역이 대체적으로 공감해야 한다. 정치권도 대체로 동의해야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충남·대전 행정통합특별법은 사실상 오는 지방선거 전에는 통과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지역언론연합 심규상 기자>




